배가 고픕니다만…
초4춘기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사실 아직은 사춘기와는 거리가 먼, 그냥 말 조금 안 듣는 초등 4학년 딸.
애교도 많고 애정 표현도 많이 하는 편이라 거의 나의 웃음 버튼이다. 물론 분노 버튼도 함께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웃음 버튼을 많이 누르게 만드는 아이.
주변 또래 아이를 키우는 지인들을 보면 벌써 아이들이 살갑게 굴지도 않고 엄마랑 싸우면 방문을 쾅 닫고 제 방으로 들어간다는데 울 딸래미는 화가 나도 내 주변에서 어슬렁거리고 10분도 안 돼서 엄마에게 혼이 났고 자신이 화났다는 사실을 해맑게 잊어버린다. 가끔은 엄마의 분노 버튼을 눌러 혼이 나고도 금세 재잘재잘 자기 얘기를 하는 딸아이를 보면 적잖게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엄마 화났다고 엄마 화난 거 안 보여?'
'응? 난 풀었는데 엄만 왜 아직이야?' 약간 이런 느낌...
이건 아빠를 보고 배운 건가....
하지만 가끔 왜 삐졌는지도 모르는 타이밍에 혼자 삐져서 입이 댓 발 나와 툴툴 거리는 모습을 보면 벌써 사춘기인가 싶기도 하고, 또 그러면서 엄마의 분노 버튼을 한 번 더 누르고...
요즘 이런 일상의 반복이지만 아직까지는 소심하게 반항하는 시기의 초4 딸래미는 나에게 둘도 없는 친구이자 사랑스러운 생명체이며 제법 귀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