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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 솜 Feb 22. 2022

1호가 되어버렸다.

피할 수 없었던 오미크론. 내가 1호라니...


코로나 양성 판정보다 더 피하고 싶었던 사무실 내 확진자 1호.


앞서 예상했던 대로 아침이 되자 문자 하나가 날아왔다.



검사 결과가 "양성"이니 동거가족에게 PCR 검사를 받게 하라는 내용의 문자로 이 문자를 가지고 검사를 받으러 오면 된단다. 내가 검사하려고 할 때는 얼마나 막막했는데, 불행 중 다행인가.


나는 전파자가 지인이라서 밀접접촉자로도 분리가 되지 못하니 병원에서 소견서를 받거나 자가진단키트로 양성이 나와야만 했는데...!


임시 선별 진료소에 방문해서도 그렇다. 나는 조금 화나는 일이 있었는데,

집에서는 안 나오던 희미한 한 줄이 생겨 내가 보기에는 두 줄이 떴다고 생각했다.


사진으로 보니 더 흐리지만 저래도 두 줄입니다. 두줄


그런데 키트를 확인한 후 음성 확인서를 내주는 직원이 한 줄이니 돌아가도 좋다고 하며

(내 소중한 두 줄짜리) 키트를 버리려고 하는 게 아닌가!


나는 이미 내 머릿속으로는 확진자이기 때문에 병원을 가서라도 PCR 검사를 받을 요량이었지만 분명 희미하게라도 두 줄이 생겼으니 꼭 PCR 검사까지 받고 집으로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두 줄이 나온 게 아닌지 재차 물어봤다. 한 줄이란다. 너무 당당해서 기가 찼지만, 내가 증상도 있고 얼마 전에 만난 지인이 확진자이니 다시 봐달라고 하자 옆에 있던 다른 직원이 5분 뒤에 다시 보잔다.


5분 뒤에 약간 더 선명해진 듯한(?) 키트를 들고 확인을 요청했고, 처음 음성이라고 진단했던 직원이 아닌 다른 직원이 양성으로 봐야 될 것 같다며 옆으로 가서 PCR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머쓱해하던 직원분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음성이라고 하셨으면 정말 가만 두지 않겠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음성 확인서가 필요하지도 않았으며 제2의 감염을 방지하는 차원으로 검사를 받으려는 건데 너무 성의 없는 판별 아닌가!


양성으로 봐주니 PCR 검사 대기줄을 기다리지 않고 검사를 끝낸 후 바로 귀가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양성 판정을 받았으니 이제 남은 일은 회사에 말하고 재택근무로 전환해야 했는데, 이 말을 전하니 알아보겠다며 잠시 후 날아든 파트 톡방의 한 마디


"긴급입니다.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해주세요."


그 뒤에는 말 안 해도 1호가 되어버린 내 소식이 전해졌다.


대체로 걱정이 섞인 말 한마디씩을 전해주었고, 그 뒤로 키트 판매처와 신속항원검사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알아보는 방법 등이 공유되었는데, 미안함과 예상했던 부끄러움만이 내 몫이었다.


약 한 시간 가량 톡방에는 음성이 확인되는 자가진단키트 사진이 올라왔고, 모두 음성으로 나왔으니 아직까진 다행히 해피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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