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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 솜 Feb 23. 2022

코로나 10만 명 시대, 방치당하다 방생되는 건가?

방생되는 건 나인가, 바이러스인가

평소보다 느지막이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는(출근이라고 해도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책상으로 가는 것일 뿐 씻지도 옷을 갈아입지도 않는다.) 재택근무자의 하루는 알람이 없이도 일어날 수 있는 오전 9시쯤이다.


사무실이었다면 느끼지 못할 고요함 속 잡생각이 쉽게 생겼다가 사라지길 반복하면서 오늘은 확진자가 몇 명이나 나왔을까? 하는 궁금증에 검색창에 '코로나19 확진자'를 검색해보고 어마어마한 확진자 수에 놀라 다시 창을 닫았다.


10만 명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많네. 난리 났다.


재택근무를 시작하며 집에서 생활하는 가족 중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엄마는 전파 가능성이 가장 높은 만큼 나의(?) 방역 생활에 관심이 많은데, 증상이 호전되면서 점점 소홀해지는 자체방역 절차에 대한 걱정과 코로나 시작과 함께 찾아온 의심병(혹시 나 코로나 아니야? 목이 간지러운 것 같은데? 코가 매운 것 같은데 등)이 더해져 내가 양성 판정을 받은 다음날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1차 PCR 검사(판정 결과 : 음성)를 모두 함께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잔소리와 간섭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검사를 하루 늦게 간 거지 증상 같이 나타난 언니(2호)는 오늘 자가격리 해제야! 일상생활을 한다고!


그래서 시작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중 하나는 7일이라는 자가격리 기간 후 별도의 검사도 하지 않고 방생(?)하는 정부의 지침이 이해가 되진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함께 집에서 생활하는 가족들도 검사(일자를 정해두진 않았지만 확진자 격리 시작과 종료 전으로 총 2번)를 진행하고 음성이 확인되어야 한다면서, 확진자는 증상과는 상관없이 전파능력이 없다며 정해진 일자 이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니..!


전파능력이 사라져 누군가에게 옮기지 않는 상태임이 분명하다면 너무나도 다행이지만, 7일 동안 집에서 살아있는 바이러스로 생활하면서 내가 열고 닫은 문 손잡이에 소독약 뿌리고 다니다가 '격리 통지서에 적힌 해제일이 되었으니 일상으로 돌아가도 좋다!'라고 한다면 마스크를 벗고 누군가와 밥을 먹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증상도 꽤나 호전이 된 상태인데도 저런 걱정을 하는데 하물며 아직도 인후통을 느끼는 사람은 어떨까?


처음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들었던 느낌은 '방치'된 것 같았다.


워낙에 많은 수의 확진자가 나오는 만큼 어쩔 수 없다는 점도 분명 이해하고 있으며 별 다른 불만은 없지만, 스스로 케어가 가능하고 곁에는 가족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런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 내일을 마지막으로 자가격리는 종료되며 이번 주 금요일부터는 출근을 할 예정이기에 자유를 주셔서 감사하지만 방생하는 것이 (바이러스를 포함하지 않은) 나이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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