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스케일의 이해 - Chromatic
스케일은 한마디로 개쩐다고 할 수 있다. 코드를 안다? 그럼 곡을 연주할 수 있다. 스케일을 안다? 그럼 솔로를 연주할 수 있다. 보컬을 위한 코드 연주 세션으로 제한되던 기타의 역할을 독립적인 멜로디 악기로 넘어가게 해주는 계단이 바로 스케일인 것이다. 물론 스케일은 합주가 아닌 독주의 영역(클래식이나 핑거스타일, 재즈 등)에서도 멜로디 라인을 짜거나 곡을 멋지게 만드는 센스를 제공한다. 정말 개쩔지 않는가?
그럼 이제 이런 개쩌는 스케일에 대해서 알아보자. 참고로 앞에서 이야기했다시피 스케일과 코드는 별개의 독립된 영역이 아니니 편식하지 말고 둘 다 잘 꼭꼭 씹어먹도록 하자. 코드만 알아도 충분하거나 스케일만 알아도 충분한 음악은 없다. 애초에 이런 글을 흥미롭게 읽고 있는 여러분이라면 본인의 연주를 더 향상시키고 싶은 욕구가 강한 분들일 테니 코드와 스케일 둘 모두에 집중해보자.
스케일이란 그래서 결국 무엇인가? 영문 위키피디아에서 Scale(music)을 찾아보면 스케일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리고 있다 - 'a scale is any set of musical notes ordered by fundamental frequency or pitch'. 즉, 일정한 주파수(=음의 높이)에 따라 정렬해놓은 음들의 모음이다. 더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냥 '이야 이렇게 주르륵 치니까 소리가 안 거슬리고 듣기 좋네?' 하는 음들을 나열해놓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스케일도 코드와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종류가 많다. 그중 대표적인 스케일 몇 개만 살펴보아도 취미 연주에는 부족함이 없을 테니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아보자. 오늘은 그 시작으로 크로매틱 스케일에 대해 적어보겠다.
Chromatic은 영어로 '반음(半音)의'라는 뜻의 형용사이다. 크로매틱 스케일은 단어 그대로 반음 모음집 정도로 이해하면 편하다. 기타 지판에서 크로매틱 스케일을 찾아보자면
이런 모양이라고 보면 된다. 모든 지판의 음계를 싹 다 외우면 좋겠지만 물론 이론상 그렇다는 것이고, 이걸 다 외울 필요는 없다. 자연스럽게 외워질 테니까....
크로매틱 스케일의 구성음은 근음부터 시작해서 반음씩 을라가는 구성이다. 예를 들어 C 크로매틱 스케일이라면:
C-C#-D-D#-E-F-F#-G-G#-A-A#-B
라는 구성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쯤 되면 모두들 눈치챘겠지만, 모든 크로매틱 스케일은 근음 상관없이 같은 구성음을 가진다. 즉, 크로매틱 스케일을 사용하게 된다면 그냥 아무 지판이나 짚고 한 칸씩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 된다는 뜻이다. 참 쉽죠?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크로매틱 스케일을 왜 알려주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크로매틱 스케일로 솔로를 치기엔 음악이 너무 섬세하기 때문이다. 대충 아무 음이나 잡고 쳐도 소리가 맞는 게 음악이라면, 우리가 이렇게 머리 아프게 공부를 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이건 어찌 보면 그저 이론의 영역일 뿐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물론 크로매틱을 사용해서 아주 멋진 솔로를 치는 연주자들은 세상에 많다. 베이시스트 빅터 우튼도 크로매틱을 이용한 라인 강의를 한 적이 있을 정도이니. 물론 그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가려면 정말 많은 연습과 공부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크로매틱 스케일을 (개인적으로) 초보자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바로 손가락 운동이다.
6번 줄부터 시작해서 반음씩 올려가며 왼손의 손가락 4개를 모두 단련하는 방법이다. 메트로놈을 켜놓고 느린 박자에서부터 조금씩 템포 올려가며 연습하다 보면 어느 순간 굉장히 유연한 손가락이 되어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단, 이 크로매틱 연습을 할 때에는 음을 올려가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떼어선 안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첫마디의 1-2-3-4를 짚을 때, 검지 하나로 조금씩 올려가며 연주하라는 것이 아니라 검지-중지-약지-소지의 순서로 지판을 짚되 앞선 손가락을 지판에서 떼지 말라는 소리다. 손가락을 지판에 붙이고 하느냐 떼고 하느냐는 처음 기타를 치는 사람에게 있어 그 느낌과 난이도가 천지차이이고, 이게 돼야 기본적인 해머링이나 풀링오프 등의 테크닉을 깔끔하게 구사하기 용이하다. 음을 내릴 때에는 한 번에 네 손가락을 다 붙여놓은 상태에서 순서대로 하나씩 떼는 것이 좋다. 이거 실제로 해보면 상당히 어려우니 천천히 해보자.
스케일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그리고 그중 하나인 크로매틱 스케일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들과 마찬가지로 타자 역시 음악 이론에 대해서는 완전 문외한이기에, 이 글의 내용이 공부하며 메모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그래도 오랜 시간 기타 자체를 연주해 온 덕분에 이해가 용이하단 점 정도인데, 그런 부분은 조금 더 신경 써서 전달이 가능하게 적어보도록 하겠다. 다음에는 메이저 스케일과 펜타토닉 스케일에 대해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