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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Y Nov 22. 2021

누가 그들을 향해 총을 겨누는가

강상우 감독님의 김군

영화 김군 포스터

여러가지 장르의 장편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우게 되었다. 이번 장편 역시 새로운 걸 배우게 되는 설렘을 안고 감상하기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영상이란 언제나 새로운 걸 제시하는 동시에 혼란을 준다.

김군

<김군> 역시 나에겐 어렵게 다가왔고, 어떠한 관점으로 분석을 해야 되는지, 어떤 것들에 집중해야 하는지 쉽사리 알기 어려웠다. 평상시에 다큐멘터리를 자주 보는 편이 아니기에 <김군>을 보는 과정에 있어서 ‘다큐’라는 장르가 정말로 낯설게 느껴졌다. 예전에 연기를 한다고 한참 난리 치던 때에 동물 연기를 공부한다고 디스커버리 채널의 <애니멀 플레넷>을 주구장창 본 기억 외로는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끝까지 본 기억이 머리 속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큐멘터리 라는 장르도 낯설지만, 부끄럽지만 역사에 대한 무지가 이 장편을 보기 더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긴 서론을 뒤로하고 <김군>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다큐멘터리를 감상한 뒤 한강의 <소년이 온다>라는 소설이 생각났다. 그 책 역시 5월 18일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김군>을 감상한 뒤 처음 책을 읽었을 때의 충격을 되살아나게 했다. 한국의 문화에 익숙하지 못했던 나를 부끄럽게 만들어 준 책인 동시에 왜 여태 더 많은 이야기가 다루어지 않았는지 의문을 갖게 한 책이다. 문학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접하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의 진짜 이야기는 어디간 것인지 궁금했다.

<김군>은 5월 18일 국민을 위해 희생한 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표현했을 뿐만이 아니라 수치스럽게도 추악하고 더러운 과거를 숨기기에 급급한 우리를 비판한다. 비록 그날의 직접적 폭력은 끝났지만, 우리의 왜곡과 무지로 인한 간접적 폭력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이 다큐멘터리를 그러한 우리의 면모를 기가 막히게 콕 집어서 표현했고, 눈 앞에서 동료가 사살당하는 것을 본 자의 눈물은 단순히 트라우마로 인한 눈물이 아닌,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몸을 던진 분들에 대한 우리의 무책임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그날의 민주화로 인해 독재 정권에서 벗어나게 된 모두에게는 자유가 주어지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입맛에 좋은 것만 삼키려고 한다.


따라서, 그날의 ‘김군’들에게 우리가 혹여나 또 다른 폭력을 행상하고 있는지 않은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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