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은 리더

by 친절한 햇살씨

청소시간!


늘 그렇듯이 청소시간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교실 청소만 관리하면 좋으련만, 복도에 계단에, 현관까지 하나하나 검사하려면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바쁘다.


하루라도 검사를 하지 않고, “잘했지? 그냥 가~!” 하고 보내면, 어김없이 대충대충 해 놓은 흔적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띈다.


그래서 적어도 교실만큼은 완벽하게(?) 함께 청소하면서 마무리를 하려고 노력을 한다.


교실을 쓸고, 책상 줄을 맞추고 있다 보면, 복도 청소, 계단 청소, 현관 청소하는 녀석들이 달려와서는 “쌤! 청소 검사해 주세요~!”라고 말하며 내 옆에 딱 달라붙어 귀찮게 하곤 한다.


“알았어~ 이거 마저 하고~.” 하면서 교실 청소를 마무리하고 있노라면, 녀석들은 계속 징징거리기 시작한다.


“닦아 놓은 거 다 마른단 말이에요! 빨리 검사해주세요!”


“저 학원 가야 해요! 얼른 검사해주세요!”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청소한 흔적이 남아있을 때]에 검사를 해달라는 것이다.


구역이 구역이니만큼.


녀석들이 아무리 청소를 해도, 하교하는 녀석들이 계단을 내려가다 쓰레기를 버리고, 열심히 닦아 놓은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 신어 금세 더럽혀지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녀석들이 더 괴로워하는 건, 그렇게 열심히 청소를 했는데 내가 검사하러 갔을 때 지저분해져 있으면 혼나고 다시 청소해야 하는 그 억울함(?)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교실을 쓰는데, “빨리요~ 빨리요~!”하고 징징거리는 녀석들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녀석들을 따라 내려가서 청소 검사를 하고, 집에 보내고, 교실에 오니 아직도 뒷정리가 되어있지 않았다.


들고 다니던 빗자루로 마무리를 하다 보니, 뒷문 틈에 낀 쓰레기와 먼지가 눈에 띈다.


우리 반에 친구가 있어, 우리 반 녀석이 청소를 마치면 함께 가려고 뒷문에 쪼르르 서서 기다리던 다른 반 녀석들이 , 내가 문틈을 빗자루로 열심히 쓸자 비켜서며 한 마디씩 한다.


“어? 쌤이 이런 걸 손수 하세요?”


“쌤이 청소를 왜 해요?”


녀석들의 말에 아무 대꾸 없이 쓸고 있는데, 교실을 닦던 명☆가 한 마디 한다.


“있지! 우리 선생님은 리더야!”


‘엥? 저 녀석이 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 ‘이거 해!’라고 하지 않고, 선생님이 먼저 하면서 ‘우리 이거 하자!’라고 하시거든. 이런 사람이 리더라고 배웠어. 우리 선생님은 리더야!”


이 녀석은 가끔씩 웃긴 말로 나를 황당하게 잘하는데, 오늘도 역시나 멋진 말로 나를 놀라게 한다.


녀석의 말에, 내심 기분이 좋아 씩~웃으며 청소를 마무리하고 교무실로 내려오는데, 녀석의 말이 계속 가슴에 깊이 새겨진다.


“ ‘이거 해!’라고 하지 않고, 선생님이 먼저 하면서 ‘우리 이거 하자!’라고 하시거든. 이런 사람이 리더라고 배웠어. 우리 선생님은 리더야!”


‘녀석들은 내가 하는 것, 하나하나 그냥 흘리는 법이 없구나. 나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녀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구나.‘


녀석이 청소를 같이 하는 나의 작은 모습을 보고 리더라 불러주니 기분은 좋지만, 과연 나는 [제대로 된] 리더인가 다시 한번 내게 질문을 하니, 너무나 부끄러워진다.


나는 녀석들의 잘못된 점, 꾸짖을 것만 바라보고 낮은 점수를 매기는데, 녀석들은 나의 좋은 점만 바라보며 후한 점수를 준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녀석들의 눈이 내 눈보다 더 맑고 깨끗하구나. 더 여유롭고, 더 사랑이 많구나.’


녀석이 해 준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더 솔선수범해야겠다. 흐트러진 마음. 다시 한번 일으켜 세우고 더 사랑해야겠다.


[제대로 된 리더]가 되기 위하여...




200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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