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슬 Apr 06. 2024

벚꽃 피는 이 거리에서



안녕하세요. 윤슬의 라디오입니다.


사방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이번 주말이 절정일 것 같지요? 벚꽃 경치가 좋은 어디라도 가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그래도 해가 갈수록 내 가까운 곳의 벚꽃나무 한 그루라도 마음을 가득 담아 보려고 하고 있어요.  


그제, 상담을 마치고 나와서 음악을 들으며 계획에 없던 낯선 길을 걷고 또 걸었습니다. 어느새 만보, 만 오천보..  날씨와 어울리지 않는 앵클부츠를 신고 나왔는데, 발이 퉁퉁 부어서 더 이상 걷기 힘들 때까지 걸었죠. 무언가 길이 심심해져서 방향을 틀어 한 블록 위로 갔습니다. 그랬더니 우와, 벚꽃 가득한 길이 선물처럼 나왔어요. 그 길을 눈으로 계속 담았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벚꽃 두 송이. 나무기둥에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냈네요. 마치 벚꽃나무가 제 몸에 특별한 브로치 장식이라도 단 것처럼 귀엽고 다정하면서도 씩씩한 훈장처럼 보였습니다. 기특하죠. 호젓해 보이기도 하고요.



요즘 피아노학원에서 밤양갱을 배우는 중인데, 밤양갱을 처음 먹어보니 생각보다 달지 않아서,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가사가 확 와닿지 않는다 말하는 사춘기 막둥이.. 그렇게 저녁엔 막내와 집 앞 벚꽃들을 즐겼습니다.



아주 천천히 걸으면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벚꽃나무가 있는 하늘을 바라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름다운 순간이 포착되면 잠시 발걸음을 멈춰 머물러보기도 하고요. 짙은 푸른 하늘과 하얗디 하얀 벚꽃이 참 아름다웠어요. 이 사진을 찍고 나니 Sneha의 So This is Love 곡이 저만치에서 들려왔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음악이 벚꽃비처럼 이어져 하나 둘 다른 노래들을 불러왔어요.  

비록 벚꽃엔딩은 없지만, 푸른 봄밤의 벚꽃을 즐기고픈 달콤한 감성이 자연스레 담겼습니다. 도통 글이 잘 안 써지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벚꽃이 지기 전에, 벚꽃비가 내리기 전에 이 날의 소담한 일상을 글과 음악으로 담고 싶었어요. 모두 다시없을 오늘의 벚꽃 기억을 하나씩 잘 누리시길 바라며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 바랄게요.




https://youtu.be/H-H8U6As-wg?si=9QHyR0Nf4lXUW-u-


So This Is Love (feat. ConTejas) - Sneha





https://youtu.be/8koUC-NyQHY?si=Tu18-GJ1l_-WyPTc


Left Side - Eloise




https://youtu.be/yXWr9nNmZaA?si=kTlQeXFBhm1PCrja


Just The Two Of Us - Cyrille Aimee & Diego Figueiredo





https://youtu.be/6_McR5v_XEc?si=QflCEAbJ9u7S0uVI


Lucky for Me - Laufey




https://youtu.be/ucRVDoFkcxc?si=fQXuwslgblLTZKVg


Nothing - Bruno Major




https://youtu.be/d7yBxdXpcqY?si=uIC8Z8EU0LHOoEhn


I Don't Know Why I'm so Happy I'm Sad - Michael Franks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三冬)을 참어 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 윤동주, <봄>





매거진의 이전글 단골 브런치카페 사장님의 재즈 플레이리스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