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브런치에는 아이들의 이름 한 자씩을 따서 유호라고 작가명을 지어놓았는데 제 본명은 김선희라고 합니다. 소개가 늦었습니다.
어제, 제 본명을 달고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예스 24, 교보문구, 알라딘 인터넷 서점에 유통이 시작되었고 실제 서점에 입고되는 것은 다음 주 월요일 또는 화요일입니다. 에세이 신간 코너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이곳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제 마음을 쏟아놓을 창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주변 사람들에게 엄마가 살아계실 때 이런 걸 좀 여쭤봐라, 이런 것을 준비해라 이야기해주고 싶었지만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어요. 말은 더더욱 하고 싶지 않았고요. 그러니 마음은 글이 되어 흐를 수밖에요.
이곳에 많은 이야기를 썼습니다. 사랑과 그리움과 후회와 미련과 원망과 용서들을 썼지요.
조의금 잘 지켜라, 사망신고 늦지 않게 해라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들도 친구에게 알려주듯 써 내려갔습니다.
그 이야기를 우연히 발견하신 루아크 출판사의 천경호 대표님이 출간 제의를 해주셨습니다. 당연히 사기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만나보니 현실에 실존하는(?) 평범한 분이셨어요.
엉망진창인 글들을 잘 다듬어 세상에 꺼내주셨습니다. 제 입에 붙지 않는다며 단어 하나, 조사 하나까지 바꿔가면서 귀찮게 해드렸는데 믿어주시고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셨고요.
정식 유통이 추석 후인데도 불구하고 추석에 어머님께 가져다 드리라고 인쇄 일정도 일주일 앞당겨서 추석 전에 제게 증정본을 선물처럼 가져다주셨어요. 덕분에 명절에 가족들께 드리고 칭찬도 많이 들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한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고 인플루언서도 아닌지라 제 이야기가 책이 되어 나온다는 사실이 얼마 전까지도 몰래카메라 같았는데요. 유통이 시작되자 이제야 실감이 조금 나네요.
모쪼록 저와 인연이 닿으셨고 이 글도 보셨으니 책을 사주세요. 제가 유명인도 아닌데 어디서 책을 팔겠습니까? (뻔뻔) 리뷰도 쓰시고 주변에 소문도 내고 그래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시다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책이에요. 오늘 저녁이라도 따뜻한 전화 한 통, 얼굴을 마주하는 식사 한 끼 하고 싶어 지실 겁니다. 돌아가셨다면 그건 그대로 공감할 부분이 있을 거예요.
혹은 뭐 이렇게 못 쓴 책이 다 있어?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건 어쩔 수 없어요. 제가 박완서 선생님은 아니잖습니까.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