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페메를 직접 나서서 찾고, 그녀의 바운더리에 들어가다.
나의 두 번째 풀마라톤
한국의 3대 메이저 마라톤 (3월의 동아마라톤, 10월 춘천마라톤, 11월 JTBC마라톤) 중 오늘 출전하게 된 JTBC마라톤
높은 인기 탓에 지원을 해도 추점제로 진행되는데, 그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다는 지원에 딱 된 것이다.
‘내가 되겠어? 싶어서 풀마라톤으로 지원했는데….’ 풀마라톤에 떡하니 되어버린 상황
로마 풀 마라톤 이후 발목 부상이 너무 심해 한동안 뛰지 못했고
아이 둘을 데리고 로마에 가서 풀을 뛰고 투어를 다 소화한 덕에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한동안 인간 구실도 제대로 못했다.
그런데 풀마라톤 날짜는 다가오고,
훈련을 시작한 게 9월인데, 10월에 20일 동안 여행을 갔으니….
불안도가 최고도. 포기하면 깨끗하게 될 일인데, 포기하지도 못하겠는 상황이었다.
나는 일단 9월엔 마일리지를 150킬로까지 끌어올렸다. (3월 로마 풀마이후 매월 50킬로도 못 뛰었던 상황)
그리고 여행을 갔다. 여행지에서도 달리기를 할 수가 없다.
한국에 다시 돌아온 다음날부터 새벽런을 시작으로
30킬로 장거리 lsd를 뛰었다.
연습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탓에 불안감만 높아가는 상태…
나는 일단 내가 완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했다.
페이스 메이커 급구!
하지만 42.195km를 함께 달려줄 페메를 찾는 건 하늘의 별따기…
나는 일단 크루에서 가장 발이 넓은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그 친구와 함께 있는 란 언니가 선뜻 페메를 자원했다.
나는 배번을 구했고, 언니가 불편하지 않게 모든 환경을 설정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오른발 통증이 남아있는 채로 주로에 섰다.
사실 15킬로 지점부터 통증이 너무 심해져서 중도포기 do not finish dnf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페메는 내가 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식수대에서 지체하는 시간도
죽음의 오름 막길에서도 오름막을 보고 지레 놀라지 않게 땅만 보게 달릴 수 있게 해 주었고
근육이 경련이 올라오려고 할 때, 파스로 방지해 주었다.
응원 나온 크루를 만나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철저한 계산아래 그것도 용납하지 않았고
약국에 들러서 진통제와 마그네슘을 사 먹느라 5분 넘게 허비한 시간을 포함해서
나는 4시간 44분을 찍었다.
함께 달려준 페메 언니만 따라간 덕에 난 내가 목표했던 시간보다 5분이나 빨리 들어올 수 있었다.
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내가 완주할 수 있는 상황을 설정한 것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오늘 주로에서 너무 행복했다.
완주한 스스로에게 더더욱 취하고 싶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