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월간정리

삶도 성과도 결국 반복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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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월은 회고 자체가 하고 싶지 않았어. 回顧 (돌아올 회, 돌아볼 고)

돌아보면 부끄러운 감정만 남거든

왜냐면... 그렇게 변하고자 하는 의지로 가득 찼지만, 나는 변하지 못했고

후회와 반성으로 가득 찬 생각정리또 반복한다는 것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어


그래도 할 건 해야 하니까...

후회와 반성을 반복해도 앞으로 나아가길 주저하면 안 되니까...

마음을 고쳐먹고 자리에 앉았어.


1월에 생각 마라톤을 듣고, 3달 바짝 성과를 내자고 목표한 게 있는데..

그 첫 삽을 푸는데... 1달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다 핑계고


사실은 진짜 잘하고 싶었어. 쌓아둔 것이 없고, 변한 게 없는데 좋은 성과에 집착하게 되더라고...

진짜 잘하고 싶으니 시작조차 못하겠는 거야. 주저하고 망설이고...

망해도 잃을 거 하나 없는 상태인데... 왜이러 망설이고 주저하는지...

그러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어도 첫삽을 푸고 두 번째 삽이 퍼지질 않더라...


2월은 여전히 아이들의 겨울방학이었고

무리하게 잡은 나와 아이들의 스케줄이 있었고

가장 중요한 것이... 몸이 내내 아팠어.

이 감기가 1월 1일부터 시작되었는데, 감기 바이러스가 참 여러 형태로 변하고 진화가 된 것인지

2월 초부터 몸이 본격적으로 아프더라고


결정적으로 3일 연속으로 고열에 시달리면서, 지옥 속에 살았어.

몸이 아프니까 내 결심과 정신이 다 흔들리더라.

다 때려치우고 싶고, 왜 이렇게 사나... 왜 이렇게 힘들게 사나...

바닥에 가라앉았던 나약함이 내 전체를 장악했어.


성과도 못내는 내가 싫어지고, 이런 내가 엄마라는 게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진짜 최악의 감정 상태...

이게 지옥이 아니고 뭐겠어....

바닥을 찍고, 다시 정상 컨디션을 찾으니까 이런 나약한 마음도 연기처럼 사라지더라...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몸소 깨달았던 2월...

어느덧 3월 그리고 1주일이나 지났지만,

다시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출발선에 서 있어.

2월 내 솔직한 감정들을 너에게 보내줄게







목차

1. 열심히 살고 있다. 이것이 진짜 착각인가..

2. 내가 꿈꾸던 하루는 이미 내 삶 안에 있다.

3. 오늘도 미안함으로, 다시 사랑을 배운다

4. 달리기, 반복이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1. 열심히 살고 있다. 이것이 진짜 착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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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나는 자꾸만 같은 자리를 도는 팽이 같았어. 분명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늘 제자리일까? 왜 이제는 속도마저 늦어져 멈추려고 할까? 아이들과 겨울 방학을 보내고, 하루를 끝내면 몸은 지쳐있는데, 그 피로가 숫자의 성과를 말하고 있진 않더라고.


나는 오랜 시간을 '열심히 하는 나'에 취해 살았는데,

열심히만 하는 나에게 벗어나 '성과'를 내고 싶다는 뜨거움이 나를 태워버렸나 봐.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노력을 미화하지 않지.

끝점을 먼저 생각하고, 감정으로 숫자로 바라보지 않고, 에너지는 유한하니까 새는 구멍을 냉정하게 막았겠지...

나는 (에너지 누수가 여기저기 된 채로) 구멍이 잔뜩 난 바가지에 매일 아침 물을 담고, 집으로 돌아와 왜 물이 없는지 의아했지

'아.. 나는 어쩔 수 없나 봐'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겼지만,


이젠 나를 연민의 감정으로 바라보고 싶지 않아.

늘 애쓰는데 왜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는지...

내가 덜 애써서가 아니라, 바운더리를 제대로 치지 못했고, 에너지 누수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야.


이번 달 내 머릿속에 오래 남은 단어는 바운더리였어.

그토록 바운더리를 외쳤는데, 정작 바운더리의 의미조차 몰랐던 것이지.

기간을 정하고, 가지치기하고(에너지 누수를 막고), 계속 반복하는 것.

내 삶의 끝점과 직접 연결되는 것에만 시간을 쓰는 것.


지금의 나는 유한한 시간 속에서 최대의 효과를 내고 싶다.

하루 3시간 딱! 그 시간에만 하이라이트를 치고 그렇게 20년을 축적한 소정샘처럼...

하고 싶은 것을 다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을 것을 먼저 정하는 사람이 되자

(나 진짜 이론은 빠삭하다.)


지난 나의 회고들을 읽어보면,

이렇게 애쓴 내가 기특하다. 나를 사랑해야지... 이젠 잘해 보자로 가득해.

그럼에도 그 틀을 깨지 못하고 반복하는 나를 바라보는 건 진짜 유쾌하지 않는 일이지..

2월 여행을 다녀오고(그렇다고 여행을 후회하진 않아. 아이들과 너무 행복했거든)


몸이 무너지고 일상이 흐트러지자 2월의 결심이 희미해졌어.

반복이 끊겼고, 가지치기가 무너졌고, 끝점을 잃어버렸어.

하지만, <모르는 채 잃어버리는 것><알고 그 끝을 다시 잡으려고 자세를 다시 가다듬는 것>은 전혀 다른 삶이라고 생각해.


2월의 나는 성과를 내지 못했어. 하지만 다시 출발선에 서볼게

나는 아직 그 길 위에 있어.





2. 내가 꿈꾸던 하루는 이미 내 삶 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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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 대표 윤소정 님(이하 소정샘)이 2월 일상을 찾고자 아들과 여행을 떠났어.

그곳에서 아이에게 직접 차린 아침을 차려주고, 도서관에서 온종일 함께 책을 읽으며 자신이 꿈꾸는 일상이었다며 행복해하더라...


나는? 사실 나는 그런 그런 삶을 매일 살고 있어.

내 시선이,

아이가 아닌, 저 먼 곳을 바라보고 있어서 소중함을 모르는 것이지

행복이 도처에 깔려 있으면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자너.

내가 그랬던 것이지. 나에게 그런 일상은 공기와 같았던 것이지...


2월에 안동 여행을 갔는데, 그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포트럭 파티를 했어.

안동, 포트럭, 그곳의 사람들이 전부 처음인데, 어색함이 걷힐 즈음.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하루를 상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라는데...


내가 꿈꾸는 최고의 하루를 나는 매일 살아가고 있더라고.


아이들과 달리기를 하고, 아이들과 남편의 식사를 챙기고, 기록을 하고, 짧지만 3시간 하이라이트를 치며 몰입해서 미래의 나를 위한 시간을 가꾸는 것.


안동에 다녀온 후, 밑그림만 그려져 있던 일상에 나는 감사함이라는 채색을 하기 시작했어.

내 끝점은 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끝점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이상하게 나는 아이들에게 당연시 여기는 것들을 멀리해주고 싶더라. 다른 경험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큰 거겠지?

그래서 고속버스를 탔고, 각자의 여행 짐은 스스로 쌌고(나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어), 각자 배낭을 멨어.


낯선 사람과 공간을 함께 쓰는 스테이에서 머무는 2박 동안,

때로는 옆방 남자에게 시끄럽다는 컴플레인도 받았지만

그 시간을 통해서 아이들은 단체 생활을 몸으로 익혔고,

내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던 공간을 직접 경험했지.


안동 하회 마을에서 배꼽이 보일 정도로 신나게 그네를 타는 아이들,

안동 장터를 구경하며 딱 1개만 살 수 있다는 제한에 고심하고 고심해서 고른 장난감..

낯선 공간에서 서로 둘러앉아 기록을 하며,

함께 경험한 시간의 결을 함께 쌓아갔어.

나는 좋은 엄마이고 싶고, 좋은 어른이고 싶고, 성실한 기록자이고 싶고, 하루를 생산적으로 살고 싶어.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나를 소모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좋은 어른의 길로 이끈다는 것을 이젠 알고 있어.

식탁을 가꾸고, 집안을 정리하고, 아이들과 대화하는 수많은 장면들이...

이미 빛나는 삶 한가운데서


성과라는 무게에 짓눌러 자꾸만 밖을 기웃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가장 잘 살고 싶은 하루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식탁 위에 있고,

멀리 가고 싶을수록,

나는 더 내 가족을... 식탁을... 집을... 나를 단정하게 가꾸려고 해.





3. 오늘도 미안함으로, 다시 사랑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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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자리는 참 거칠다.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그 표현이 언제나 다정함으로 나타나지 않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을 때, 몸이 아플 때, 내 감정이 바닥을 찍었을 때,

나는 가장 사랑하는 아이들을 날카로움으로 찌르곤 해. 유독 2월이 심했던 것 같아.


욱하는 마음이 터져버린 날, 아이들의 그렁그렁 눈물로 가득한 눈빛을 보면 미안함으로 가득해...

나 또 아이들에게 화냈구나... 또다시 형편없는 엄마라는 성적표를 받은 기분이 들어.


이번 달은 몸이 아프면서 마음도 더 약해졌어.

건강검진을 받고 여기저기 좋지 않다는 결과지를 받았고,

실제로 몸도 좋지 않으니 덜컥 겁이 나더라..


내가 당장 사라지면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이 생각 하나로 눈물이 나더라고.

그러면서 친정 엄마가 떠올랐어.

기술하나 없이 성실함으로 가득 찼던 엄마.

아빠의 월급으로 생활비가 부족했는지 자신을 갈아 넣으면서까지 일을 했던 엄마.

그 엄마를 이제 와서야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볼 수가 있겠더라.


내가 함부로 평가할 수 없는 사람이었구나.

엄마란 결국 자기를 갈아 넣어서라도 아이들을 지켜내는 사람이구나.

그 성실함이 결국은 나에게 연결되었구나....


아이들이 1인분의 삶을 살아낼 때까지 아이를 힘껏 안아주는 것이 내 가장 주된 역할이라는 것을 새기게 되었어...


고열로 3일을 앓아누운 날이 지나, 열이 좀 내리자

아이는 약속했던 스키장을 가자고 새벽부터 나를 들들 볶더라. (진짜 들들 볶았다...)

"그래.. 인간은 저렇게 이기적인 존재지..."


지긋지긋 진절머리가 나서 그동안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쏟아냈어.

충분히 이기적이어야 할 나이에

내 마음이 언짢다고 아이를 또 혼내고,

아이는 자신이 이기적인 사실도 알아차리지 못하면서 울면서 안아달라고 하는 상황


나는 그 어린 존재에게 어른의 배려를 요구해. (너무 인간적이지? 기브 앤 테이크라고 들어봤니? 서원아?)

엄마라는 역할은 매일 나를 시험대에 오르게 해.


사랑과 분노 사이

다정함과 단호함 사이를 매일 오가고 있어.


나는 완벽하지 않아.

똑같은 잘못을(아이에게 내 감정을 쏟아내는 것) 솔직하게 고백하고 사과하는 사람이고 싶어..

2월은 나에게 엄마라는 자리가 얼마나 무겁고 귀한 자리인지 다시 알려준 달이야.

오늘도 미안함 속에서 다시 사랑해 주려고. 있는 힘껏...




4. 달리기, 반복이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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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달리기는 운동이 아니야.

좋은 어른으로 가는 길이야.

무너질 때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는 길이기도 해.


2년 전, 강박을 진단받은 아이를 바라보는 일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갇힌 것 같은 기분이었어.

솔직히 그 터널을 혼자서만 빠져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어.


손에 더러운 게 묻었다며 손을 반복해서 씻는 모습이나,

단 하나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고 스스로를 용납하지 못하는 모습,

늘 긴장 속에서 사는 굳은 몸...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더더욱 마음이 무거웠지.

강박, 예민함은 나의 DNA에서 유전되었을 테니까...

아이의 문제만 보인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오래된 불안까지 드러난 것 같아 숨기고 싶었던 그날...

나는 약 봉투 대신 아이의 운동화 끈을 묶어주었어.


달리기가 더 절실했지.

내가 달리면서 인생이 달라졌듯이, 내 아이도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어.


아이와의 첫 달리기는 엉망진창이었지만,

그냥 기다려주었어.

쉬고 싶다면 쉬고, 꽃 구경이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게 두고,

끝나고 맛있는 아이스크림도 먹으면서 달렸지.

마라톤을 신청해서 목표도 설정해 주었어.


조금씩 뛰고, 버티고, 익숙해지는 사이에 아이의 몸과 마음에 작은 변화들이 생기기 시작했어.

강박이 느슨해지고, 괴로워하며 우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지.

아이가 달리기에 크게 거부감이 없었던 것은

오랜 시간 달리는 나의 모습을 보아왔기 때문일 거야...


이번 2월, 서원이의 첫 10킬로 마라톤이 있었어.

"우리 아이 잘 달려요. 10킬로도 거뜬하게 달려요" 애써 설득할 필요 없이

공식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거든

(작년 가을에 서원이는 MBN 뛰어야 산다 팀에서 섭외 연락이 왔었는데 최종 단계에서 드랍되었거든.

그때 처음으로 공식 기록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 같아. 티브이 출연이 우리의 달리기 목적은 아니지만,

새로운 바다에서 풍덩 헤엄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공식 기록을 꼭 만들어야겠다는 깨달음이 있었거든)


내가 2월 내내 아팠다고 했자너, 1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달리기를 3주 못했었어. 내가 못하니 아이의 달리기도 함께 멈췄었지.

그런데, 2년 가까이 달린 땀과 시간 덕분에 몸이 주로에서의 심장은 페이스를 기억하더라.


아이는 생각보다 너무 잘 달려주었고,

나는 아이의 페이스메이커로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었어.

피니시 라인이 다가오자마자 아이는 전력 질주를 하더라.

피니시 라인에 응원 나온 남편과 딸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니, 감동...

난 숨이 턱까지 차올라 10킬로를 겨우 완주했지만,

아이는 자신의 한계를 하나 넘어섰어.

그 장면을 보며 알았지... 한 번 몸으로 건너본 거리는, 그 사람의 세계를 진짜로 넓혀준다는 것을.


내 감정이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갈 수 있었던 모멘텀이 이날의 달리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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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록이 좋은 러너는 아니지만,

아이에게 다른 키즈러닝 아이들에게 좋은 메이스 메이커가 되고자 해.

달리기는 우리를 완벽하게 만들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는 힘, 몸이 기억하는 리듬, 불안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감각을 만들어.


스노보드 최가온 선수가 몇 번이고 넘어지고도 경기를 마무리하고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보며

내가 울컥했던 것도 같은 이유였던 것 같아.

몸이 부서질 듯한 순간에도 끝까지 자기 리듬을 잃지 않는 사람.

나는 그런 정신을 닮고 싶고, 아이도 그런 몸과 정신을 가지길 바라고 있어.





2월의 나는 회복을 몸으로 증명했지.

아픈 몸을 끌고 아이와 운동화 끈을 묶었고,

지난 2년의 시간을 지나 우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 것 의지가 아니라,

꾸준한 반복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앞으로 아이와 나를 살리는 것도 아마 같은 것일 거라는 것을


그것이 2월의 나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문장이야....

3월엔 성과를 내보도록 매일 아침,

내가 하지 말아야 할 것과 3시간 키씬을 상상하며 시간을 가꿔볼게

아직 3개월이 다 끝나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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