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62 댓글 34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다락방에서 담요 덮고 불멍

북카페 점원의 일상이야기

by 이은호 Jan 31. 2025



저희 가게에는 숨은 공간이 있습니다. 다소 은밀한 곳이기도 한데요, 바로 다락방입니다. 구옥 주택을 상가로 개조한 곳이다 보니 다락방이 있었네요. 사실 이곳 다락방이 사장님이 가게를 선택하게 된 주요 요인이기도 니다. 다락방을 여름에는 빈백을 놓아 시원하고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해놓았었는데, 요즘 추운 겨울에는 코타츠를 설치하여 포근하고 따뜻하게 해 놓았습니다. 코타츠는 일본식 난방기구로 테이블 밑에 화로를 두어 담요 안을 따뜻하게 데운다고 합니다. 저희 가게에 설치된 코타츠는 전기 히터를 쓰는데, 담요를 덮고 있으면 정말 따뜻합니다. 잠이 솔솔 올 정도로요. 이곳 다락방은 손님이 네이버를 통하여 예약 후 사용 합니다. 인기가 좋아서 방학기간인 요즘은 평일에도 예약이 많고, 주말에는 거의 풀 예약으로 운영됩니다. 정면 티브이 화면에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는 화면을 띄워 놓으면 마치 다락방에 벽난로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오붓한 공간에서 커피 마시며 독서를 해도 좋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불멍을 해도 좋습니다.


undefined
undefined
브런치 글 이미지 3



다락방에는 정말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 주십니다. 연인끼리 오셔서 알콩달콩 데이트도 하고, 친구와 오셔서 차분하게 독서를 하기도 하고, 네댓 분이 오셔서 소규모 독서모임도 하고,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오시기도 합니다. 가끔은 작업장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광안리가 관광지이다 보니까 외지에서 오시는 분들이 이것저것 기념품들을 사가지고 오셔서 재포장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젖먹이 아이를 동반한 젊은 엄마들이 모이기도 합니다. 사실 유아를 동반하여 카페에 가기가 힘든데, 유아를 한 명씩 데리고 서너 명이 카페에서 편하게 음료 마시기는 거의 불가능하죠. 그러나 저희 다락방에서는 그게 가능합니다. 아이를 바닥에 눕혀 재우기도 하시니까요. 이렇게 다양한 손님들이 오시는데 지금까지 남자분들만 오시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기야 다락방에 남자들만 모여서 할만한 게 없기도 합니다. 가끔은 포근하고 따뜻한 담요 덮고 있다가 잠만 자다가 가시는 손님도 있습니다. 그만큼 편안해서 일까요? 잠깐의 단잠, 어쩌면 그게 최고의 힐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화면에는 모닥불이 타닥타닥 타고 있고,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싸고.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눈이 저절로 감깁니다. 코타츠가 있는 다락방, 어떠세요? 한번 쉬어 가 싶지 않으신가요?








추천 브런치
매거진의 이전글 운명같은 책 만나길 바라는 마음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