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머니 전

by 이은호


기나긴 모진세월

어떻게 견디셨나요

찬바람 몰아치는

달동네 언덕길

해진 옷에 고무신 신고

아이 업고서

머리엔 무거운 짐보따리

삶의 무게여


거친 숨 땀 흘리던 그 모습

기억하나요

아이는 엄마 등이

따뜻하기만 했었죠


모진 풍파에

고운 얼굴 주름져 가고

빛 하나 보이지 않는

그 길을 걸으셨죠

하루도 편할 날 없던

당신의 인생길

어떻게 견디셨나요

내 사랑하는 어머니



추억은 이제 노래가 되어

흘러가네요

그 추웠던 기억도

따뜻한 날들로

가난에도 잃지 않던

당신의 미소는

내 맘속에 빛나는

별이 되어 남았네요


거친 숨 땀 흘리던 그 모습

기억하나요

굳은살 깊어가는

손마디가 아팠네요


모진 풍파에

고운 얼굴 주름져 가고

빛 하나 보이지 않는

그 길을 걸으셨죠

하루도 편할 날 없던

당신의 인생길

어떻게 견디셨나요

내 사랑하는 어머니


이제는 다 잊고 편히 쉬세요

사랑하는 어머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작업후기>

평생을 힘들게 살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이왕이면 어머니를 기억하는 노래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렸을 때 변두리 달동네에 살 때, 어린 저를 업고서 언덕길을 오르기도 하셨겠죠. 머리엔 무거운 짐보따리를 이고서 말입니다.

아이는 따뜻한 어머니 등에 업혀서 쌔근쌔근 잠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짓눌린 삶의 무게에 헉헉 거리셨을 어머니의 고단함도 모른 채.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어머니의 희생을 먹고 자라나죠. 어머니라는 숙명.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머니가 내어주신 당신의 삶을 조금씩 갉아먹으며 자란 셈입니다.

지금 이 세상에 안 계신 어머니지만 그곳에서는 모든 시름 다 잊고 편안하게 지내시길 바라봅니다.










keyword
이전 05화러브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