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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석 Jan 15. 2022

코로나 사태 이후, 온라인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비대면 교육 시리즈 - 1편

*코로나 19 범유행 상황 이후, 온라인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담은 글입니다. 총 4편으로 진행 될 예정입니다.


        코로나 19 범유행 상황은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BC(Before Corona), AC(After Corona) 라고 표현할 만큼, 우리의 일상은 큰 변화를 맞았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서로 물리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온라인에서 만나는 일이 익숙해졌지요. 우리는 이를 두고 뉴노멀(new normal)이라 칭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어절 중 “낙원은 바로 내가 있는 여기다 (볼테르)” 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겪든, 우리가 살아가야 할,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비록 유토피아적 낙원은 아닐지라도, 우리가 딛고 서있는 이 세상이 낙원이라는 것이지요. 저는 이를 현재 상황에 도입하고 싶습니다. 코로나 19 범유행 상황으로 인해 일전의 일상을 잃었을지라도, 사라진 것들이 있음에도,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낙원을 가꾸어 나가야겠지요. 지금부터는 논의의 영역을 ‘교육’으로 좁혀보겠습니다.


        초중고, 대학교에서 도입된 온라인 교육의 문제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온라인 교육 도입 초기에는 아마 (급한 도입으로 인한) 매뉴얼 미비, 멀티미디어 기기 부족, 그리고 사용자의 미숙함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은 온라인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라기보단 행정적이고 사회적인 문제의 영역입니다. 조금 더 깊이, 곰곰이, 본질적인 문제점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우리는 학교에 ‘공부’ 하러 간다고 생각해왔는데, 왜 같은 내용을 전달함에도 온라인 교육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제시될까요? 저는 이 질문에 대해 ‘전략 없이, 기존의 수업을 그대로 가져오려 했기 때문’ 이라 답 내렸습니다. 초/중/고, 대학교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데, 우리가 기존에 했던 수업을 ‘그대로’ 온라인에 이식하려 했으니 탈이 났던 것이지요.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이 한계점을 (제 교육 가치관에 따라)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교육공학점 관점을 적용하여, 그리고 초/중/고등학교 각각의 단계별 학교에 맞추어 딱 3가지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적용 범위는 제가 담임을 맡고 있는 한 개의 가상학급을 가정하여 적용하겠습니다. 대학의 경우는 글 말미에 간략히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초등학교 온라인 교육에서는 뉴노멀을 포함한 전반적인 사회 및 인성교육, 전인교육을 진행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초등학교의 경우 지식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것 보단 학생들의 기본적인 공동체 생활 교육, 생활 습관 형성에 더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생각하기에, 이와 같은 전략을 수립하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아이들은 밖에 나올 때 마스크를 깜빡하면 “헉! 엄마 마스크!” 라고 하며 다급한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 한편으론 귀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마스크를 쓰지 않은 본인이 문제가 될까 걱정하는 아이의 모습에 씁쓸함도 느껴지지요. 제가 한 학급을 맡은 교사라면, 아침 조회 시간이나 창체 시간을 활용하여 ‘뉴노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학급 아이들에게’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제가 주로 전달하고픈 메시지는 “마스크는 나, 너, 그리고 우리를 위해 쓰는 것이다” 입니다. 과거의 우리는 어떠했나요? 우리는 보통 미세먼지가 심할 때, 황사가 올 때, 독감이 유행할 때 ‘나’를 위해 마스크를 찾지 않았던가요? 하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왜 마스크를 쓰냐 물으면 ‘나를 위해, 소중한 우리 가족을 위해,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해’라 답 할 겁니다. 전염병이 퍼진 상황이지만, 역설적으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부쩍 늘어난 셈이지요. 제가 교사라면, 우리 학급의 아이들에게 매일이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서로를 위하고 지켜줄 줄 아는 멋진 사람들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너희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 순간을 살아가는 유일한 세대라고 말입니다. 뉴노멀을 대하는 초등학생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갖도록, 그리고 이 범유행 상황이 미래에 다가올 또다른 변화에 유연히 대응하는 하나의 예방접종이 되도록 꾸준히 전인 교육을 실시할 것입니다.


        둘째, 중학교 온라인 교육에선 SPBL(Small Project Based Learning)을 통하여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길러낼 것입니다. 담임 교사인 저는 과에 따라 <정보와 컴퓨터> 수업을 맡고 있다 하겠습니다. 온라인 수업에서, 그 수업 차시의 이론적인 내용을 전달합니다 (약 25분). 남은 20분, 다음 수업 45분 동안은(총 65분) 동안은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조별(4명으로 구성) PBL을 진행합니다. 주제는 매 수업마다 변합니다. 만약 반복문을 배운 수업이라면, ‘우리 생활 속에서 반복문 찾고, 이를 의사코드로 나타내보기’를 제시할 것입니다. 조건문을 배운 수업이라면, ‘다중 조건문으로 나만의 mbti 성격 유형검사 만들기’ 프로젝트를 제시할 것입니다. Zoom의 소회의실 기능, 웹엑스의 세부세션 기능을 활용하여 조별 토론을 진행하고, 교사인 저는 모든 조를 순회하며 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수업의 관리/감독자가 아닌 함께 학습하는 러닝메이트가 되는 것이 관건일 듯합니다. 이 수업 방식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자기주도 학습능력 기르기’입니다. 피아제가 제시한 인지발달 이론에서 중학생은 대부분 형식적 조작기에 위치하기에, 잘 정리된 내용을 떠먹이는 것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기존의 지식을 활용하여 부딪혀보고, 그 과정에서 교사인 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학습에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론을 배우고 이를 실생활에서 찾는 것, 이론을 적용하여 나만의 산출물을 만드는 것이 이 수업의 목표입니다. 주제를 미리 제시해주고 교사인 제가 함께 하기에 완전한 PBL은 아니지만, 이 수업에서의 성취 경험은 후에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탐구를 설계하여 학습을 진행하는 능동적 학습자가 되는 데에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셋째, 고등학교에선 ‘컴퓨팅 사고력’을 기르기 위한 온라인 수업을 구성하겠습니다. 제가 정의한 ‘컴퓨팅 사고력’ 이란 ‘컴퓨터를 활용하여 내게 주어진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코딩’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인터넷을 활용하여 내게 필요한 정보를 찾는 법,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가려내는 법, 컴퓨터를 문제 해결의 ‘도구’ 삼는 것 모두 수업 내용에 포함됩니다. 이 수업에선 가능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수업을 구성하겠습니다. 구체적인 수업 방안으로는 컴퓨터 이론을 설명할 때 직관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을 유튜브를 통해 시각적으로 이해시키는 것(마이크로 러닝의 한 예가 되겠네요), 프로그래밍 중 모르는 내용이 나왔을 때 stack overflow 등의 개발자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법, 수행평가 과제가 생겼을 때 공신력 있는 자료를 찾기 위해 dbpia, riss 등을 활용하는 법을 폭넓게 다룰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교사의 역량은 ‘지속적인 성장’ 입니다. 구태의연한 과거의 이론에 얽매여 교과서를 읽어주는 것이 아닌, 정보화 시대의 바다를 항해하는 학생들에게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면 저 스스로가 먼저 그 정보들을 접하고 꿰고 있어야겠지요. 언제나 그렇겠지만 이 수업 전략에서도 저는 학생들의 ‘러닝메이트’가 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학습자의 학습 활동을 면밀히 관찰할 것이고, 학생들의 반응을 피드백 삼아 수업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대학의 경우는 그 특성(종합대학, 전문대학 등)과 학과별로 특징이 크게 차이가 나기에 특별히 한가지 전략을 꼽기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조금이나마 생각을 풀어놓자면 대학은 ‘완전한 플립러닝’을 도입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입니다. 초/중/고등학교와는 달리 대부분이 공통된 관심사를 지니고 있고(전공), 일정 수준 이상의 사고능력과 학습능력을 갖추고 있기에 도입 조건은 충분히 만족합니다. 


        지금까지 초/중/고등학교 온라인 수업의 효율을 제고할 저만의 온라인 수업 전략 3가지를 제시해보았습니다. 왼손만으로 타이핑을 치다보니 생각도 횡설수설 복잡한 듯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온라인 교육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들을 조금씩 풀어 놓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마지막은 위의 제 교육 가치관을 함축하는 노래 가사를 남기며 토론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돌아갈 수 없다 한 대도 이 밤 또 노래를 불러야지 그리워하는 마음이 미래를 향하는 마음이라며” - 사라진 모든 것들에게 (코드쿤스트, 잔나비 최정훈, 사이먼 도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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