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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소울 Nov 13. 2024

신경이 곤두서 밖에를 나가지 못했던 신혼시절

예민한 신혼

자그만치 10년이었다.

선을 보고 그 남자와 결혼에 패스하지 못해 어영부영 세월을 날리게 될 때 그 기간이 10년을 넘어가게 될 줄은 몰랐다.결혼을 해야지 하면서 신경을 쓸라치면 옆에 있던 이단의 신도들은 그 생각을 잠재우고 잊어버리게 하기 위해 가스라이팅하며 시간을 낭비하게 했다.


남의 인생을 자신의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악랄한 것들은 지금도 널려있는 게 사실이다.이리 가운데 있는 순진한 양처럼 날 잡아잡슈~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이렇다할 사회적 스펙이나 뾰족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닌 자연인 상태의 나는 그저 남들에게 이용되기 쉬운 호구 천치였던 것 같다.가슴은 아프지만.

그런 나에게 기회가 된 것은 아이티의 지진이었다. 먼나라의 불행을 이야기하면서 자신들의 안위를 너무도 이기적으로 말하는 그 조직의 지도자의 발언에  나는 갸우뚱했고 그 조직에서 나왔다.


믿을만한 친지의 주선으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유별난 시어머니, 낯선 환경 등 그 모든 것보다 더 괴로운 것은 나의 예민함이었다.

모든 사소한 것에 민감하고 평안이 없던 그 때 임신까지 더해져 나의 신혼은 암흑과 같은 시기였다. 나는 그때 알았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선하지 않다는 것을.

임신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던 때에 찍은 내 사진은 지금도 불쌍해서 못보겠다.

그 때의 어리숙한 초보 주부는  몇년이 흘러 시어머니의 작고로  몇몇 재산을 물려받고 지금의 위치를 누리고 있다. 벌지 않아도 되는 올드머니를 가지고 적지만 호사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존버 정신'

그게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유별난 시어머니를 견디고 예민한 나 자신을 견뎌낸 몇 년의 시간.

그 인내의 시간을 이겨낸 내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도 찮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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