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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리의사 Nov 17. 2023

건강검진만 받으면 아무 소용없다

검사보다 중요한 것

   연말이 가까워오자 건강검진을 받으러 오는 사람이 늘었다. 우리나라처럼 국가 차원에서 건강검진을 하는 나라는 없다. 건강검진 항목에는 기본적으로 당뇨, 고혈압, 간기능, 고지혈증 검사가 포함돼 있다. 10년마다 우울증 검사를 실시하고 54세와 66세 여성은 골다공증 검사가 있다. 암검진을 받으면 기본적으로는 나이에 따라 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고 고위험군은 간암과 폐암까지 검사할 수 있다.    

 

<일반 검진과 암검진 항목>

 그런데 문제가 있다. 건강검진은 아파서 받는 게 아니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이 많은데 건강검진을 안 받으면, 직장이나 개인에게 과태료를 부과한다. 받기 싫어도 받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건강검진 결과 ‘간수치 상승, 당뇨, 폐 결절 등의 다양한 이상이 있어 의사와 상담이 필요합니다’라는 통보를 받아 들고서도 의사를 찾아가지 않는 사람이 많다.     


 건강검진을 하는 이유가 주로 회사가 국가가 "하라고 해서."이고, 검사 결과가 이상해도 "아프지 않으니까." 다시 병원을 찾지 않는다. 상당수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같은 질환이 의심된다고 전해 듣지만 그뿐이다. 그런데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질병은 몸에 통증을 불러일으키는 질병이 아니다. 대신 사망원인에서 가장 많이 꼽히는 질병 중 하나인 뇌출혈, 뇌경색, 심근 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대부분 뇌경색이나 뇌출혈, 심근 경색은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같아온다. 유일한 예고가 있다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이다. 재앙과 같은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그전 단계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미리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다.   

    

 암검진도 마찬가지다. 암은 크기가 상당히 커지거나 특정한 부위에 발생한 경우가 아니면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느껴지지 않는다. 암으로 인해 통증이 나타날 정도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니 암을 아프지 않을 때, 일찍 발견해서 미리 치료하려고 한다. 조기 위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95%이고 유방암의 경우도 1기는 98.2%, 2기는 91.7%에 이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암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됐다는 결과를 받고도 추가 검사를 하지 않는다. 50대 이상에서 실시하는 대장암검진인 대변잠혈검사의 경우 피가 검출되면 대장내시경을 받도록 안내하지만 실제로 대장내시경을 받는 사람은 10명 중 4명에 그친다.


 자동차 계기판에 경고등이 뜨면, 자동차가 잘 간다고 하더라도 ‘아, 괜찮겠지.’하고 계속 타는 사람은 없다. 그 즉시 자동차 정비소로 향한다. 하지만 우리는 자동차보다 훨씬 더 중요한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경고등에 불이 들어와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다.      


 검사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검사를 하고 나서 예방까지 해야 검사한 의미가 있다. 그러니 검사를 받고 이상이 있으면 꼭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위 글은 K-공감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https://gonggam.korea.kr/pubView.es?mid=a10301000000&section=PUBC_COVER&late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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