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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리의사 Jul 18. 2024

환각 살인

그가 엄마와 이모를 살해한 이유 

 2016년 8월 21일, 대구 유성구의 한 아파트에 살던 19살의 A 씨는 미래가 유망한 학생이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A 씨는 국내 외국인학교를 지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미국 명문대 입학 허가를 받고 보름 뒤 출국을 앞두고 있었다. (한국은 3월에 새 학년이 시작되지만, 미국은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된다.) 


 하루는 이모가 집에 놀러 왔는데, 진짜 이모가 아니라 자신을 죽이려고 이모로 위장한 가짜였다. 가짜는 이모뿐이 아니었다. 집에 함께 있던 엄마와 아빠도 모두 한 파였다. 이에 그는 자신을 지키려고 부엌에서 식칼을 꺼내 먼저 이모(60)부터 수차례 찔렀다. 이를 말리던 엄마(52)에게도 칼을 휘둘렀다. 아들이 엄마와 이모를 칼로 찌르는 모습에 두려움을 느낀 아버지는 방으로 피신해 문을 걸어 잠그고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출동한 경찰마저 복부와 다리를 차는 등의 폭력을 행사하며 거칠게 저항했지만 경찰에 붙잡혀 재판을 받게 되었다. 


 충격적인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A 씨에 대해 모친을 죽인 존속살해와 이모를 죽인 살인, 거기다 경찰에 폭행을 가한 공무집행 방해에 대해서 모두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A 씨가 유일하게 유죄로 선고받은 것은 마약관리법 위반이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14164.html   


 그는 사건 당일 “집안 전체에 여러 목소리”를 들었으며, “그 목소리가 나를 조종했다.”라고 했으며, “어머니와 이모를 로봇으로 생각 돼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그런데 이후 저절로 내 몸이 어머니와 이모를 찔렀다.”라고 진술했다. 


 그가 어머니와 이모를 죽인 이유는 친구와 모텔에서 한 환각제인 LSD(Lyseric acid) 때문이었다. 그것도 당일이 아니라 10일 전에 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미국으로 유학 가기로 결정되어 마음이 들떴던 그는 모텔에서 친구가 좋은 거라고 건넨 LSD를 한 것이었다. 계속한 것도 아니었다. 그날 딱 두 번이었다. 그리고 그는 운이 매우 나빴다. 

 효과가 비교적 분명한 코카인이나 필로폰 등의 업 계열이나 아편, 모르핀, 헤로인 등의 다운 계열과는 달리 환각제는 효과를 예측할 수 없다. 환경이나 사람, 그날의 기분에 따라 극과 극의 체험을 한다. 환상적인 경험(good trip)을 하기도 하지만, 끔찍한 경험(bad trip)을 겪기도 한다. 


 환각제의 대표격인 LSD는 대략 6~12시간 정도 환각이 지속되는데 소수에게서는 환각이 며칠씩 지속되기도 한다. 심지어 약을 끊고 1년이 지났음에도 갑자기 환각이 생기는 플래시백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필이면 A 씨에게 플래시백 증상이 그것도 무려 10일 후에 나타났다. 가짜인 이모와 부모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피해망상에 사로 잡힌 그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칼을 휘둘렀던 것이다.


 이에 변호인은 범행 당시 환각상태에 빠져 선악을 합리적으로 판단하거나 자신의 행위를 통제할 수 없는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며, 법원도 이를 인정해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서만 징역 2년과 치료감호를 선고하고 존속살해와 살인 부분은 무죄를 선고했다. 


 도쿄 지하철 독가스(사린) 사건의 주모자인 옴진리교의 교주 아사하라 쇼코(麻原 彰晃)도 상당량 LSD(Lyseric acid)를 투여하며 환각과 과대망상증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LSD(Lyseric acid)에 의한 환각과 과대망상에 빠진 교주가 벌인 테러 결과로 14명이 사망하고, 6,300명이 다쳤다. 그 외에도 마약을 투여한 상태에서 환각을 겪거나 극도로 흥분한 상태로, 교통사고를 내거나 다른 이를 폭행하거나 살해한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모두 마약 때문이다. 


<마약하는 마음, 마약파는 사회 142~144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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