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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 김선생 Oct 21. 2023

걔는 반에서 몇 등이니?

[경제적 자유를 찾는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기업을 분석할 때 주로 살펴보는 7가지 기준을 제시하였는데, 그것을 보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기업분석을 통해 직접 좋은 기업을 찾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셨나요? 아니면 복잡하고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나요? 주식 투자에 대한 흥미와 관심도가 높은 투자자라면 여러 기업을 면밀히 살펴보며 돈을 잘 버는 훌륭한 기업을 찾으면 되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기업 분석에 흥미를 느끼지는 않습니다. 수시로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비교하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기업 분석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방송에 나온 전문가들의 추천종목이나 지인으로부터 얻은 정보, 리딩방 같은 것에 의지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에 투자한 이유를 물었을 때 그것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투자할 기업에 대한 논리적인 분석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좋은 기업을 찾을 확률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논리적 분석에 의한 자신만의 기준이 없는 투자자는 투자하려는 기업이 좋은 기업인지 알 수가 없고, 운 좋게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고 해도 투자에 대한 확신이 없으므로 심리에 휘둘리기 쉽습니다.


  주식 투자를 하고 싶다면서도 기업 분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이내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며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기업 분석이 어렵고 힘들다고 느끼는 투자자는 주식 투자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요? 손실을 막는다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그것도 방법일 수는 있겠으나, 그보다는 다른 방법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1등에게 투자하는 전략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1등이란 각 산업별로 가장 덩치가 크고 돈을 잘 버는 기업을 의미합니다. 1등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쉽고 간단합니다. 그냥 어느 기업이 1등인지 확인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간단한 전략인데도 그 장점을 살펴보면 꽤 매력이 있는 방법입니다.

     

  1등 기업은 분석이 거의 필요 없습니다. 이미 모든 면에서 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시장 속 투자자와 소비자는 매우 냉정합니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만족감을 주지 못하면 지갑을 열지 않으며, 미래가 불투명해 보이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습니다. 하나라도 심각한 결함이 있다면 업계 최고라는 타이틀은 얻기가 어렵죠. 즉 투자자가 기업을 분석할 때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들을 1등 기업에서는 미리 신경 쓰고 잘 관리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또한 이런 기업은 보통 주요 경쟁사들을 압도할 만한 기술이나 규모, 차별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과를 내며 자신만의 강력한 입지를 구축합니다. 이는 다시 안정적인 수익 및 성과, 기업에 대한 신뢰도와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져 후발주자들은 따라잡을 생각조차 못하는 1등 기업이 됩니다. 거기에 더해 만약 해당 분야의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중이라면, 안정성과 더불어 높은 성장성까지도 가져갈 수 있습니다. 1등을 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1등 기업은 코카콜라가 있죠. 네슬레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음료 판매만 놓고 보면 코카콜라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압도적인 업계 1등입니다.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에 탄산음료, 주스, 커피, 생수까지도 판매하는 이 거대한 음료회사는 지구인이라면 모두가 아는 흑색 탄산음료를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코카콜라는 이 훌륭한 아이템에 보틀링 시스템을 도입하여 전 세계에 제품을 공급할 만큼 판로를 크게 확장시켰으며, 산타와 북극곰 등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겨울에도 제품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경제 불황이 찾아온 시기에는 다양한 캠페인과 이벤트로 소비자들에게 행복과 긍정의 메시지를 선물해 주었으며, 올림픽과 월드컵에 후원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을 이용하여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음료라는 이미지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그 결과 코카콜라는 소비자들에게 음료 이상의 가치로서, 모두가 인정하는 브랜드이자 하나의 아이콘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경영 측면에서 바라봐도 코카콜라는 지속적으로 이익을 증가시켜 왔으며, 자산 대비 부채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친환경적인 제품 생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이템, 수익 모델, 브랜드 가치, 재무구조, 실적 등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날 부모님들은 자녀가 친하게 지내는 친구를 알게 되었을 때, 그 친구가 어떤 학생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자녀에게 곧잘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걔는 반에서 몇 등이니?"


굉장히 노골적이지만 핵심적인 질문이기도 합니다. 학급 내 석차가 높다는 것은 공부를 잘한다는 뜻이고, 다른 학생들보다 공부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을 확률이 높음을 의미합니다. 그런 학생이 학교폭력이나 비행 등 학생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에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 마디로 내 자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친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집니다. 1등 기업은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건전한 친구가 되어줍니다.


  물론 현재 1등이라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러라는 법은 없습니다. 시장의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거나, 경영과정에서 해서는 안 되는 선택을 하거나, 후발 주자들에게 따라 잡히게 되면 1등의 자리는 내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1등에 투자하는 전략을 사용할 때에는 투자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잘 운영해나가고 있는지 체크하도록 해야 합니다. 기업에 갑자기 큰 변화나 문제가 발생한다면 1등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 순간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보틀링 시스템: 지역별 보틀러(병 제조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지역 내 독점 판매권을 부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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