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필요한 두 가지 필수 언어

넵/ 죄송합니다

by 감성기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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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넵' 병


전에 인터넷에서 직장인들의 '넵' 병이라는 것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때 저걸 보면서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다 똑같구나 하는 동병상련의 정서를 느꼈다. 참으로도 웃픈 실없는 미소가 입가에 걸렸다. 저 '넵'이라는 한 단어 안에 무수히도 복합적인 감정이 담겨 있다는 것을 K -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1. 첫 번째 필수 언어 : '넵'


나도 K-직장인으로서 '넵'을 굉장히 많이 쓴다. 사실 '네' 혹은 '넹'이라고 해도 되지만 굳이 '넵'을 쓰는 이유가 있다. 일단 '네'라고 단답형으로 보내면 조금 불만 있는 것 같고, 너무 딱딱해 보여서 보는 사람이 기분이 나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내 생각은 그랬다. 그리고 '넹'은 귀엽지만 너무 가벼워 보인다. 그래서 이건 같이 일한 지 오래되고 정말 심리적으로 친해진 상사한테만 사용한다.

하지만 때로는 '넵'이 아닌 '네'를 사용해야 할 때가 있다. 직속상사가 아닌 더 높은 직급인 분들과 대화해야 할 때가 가끔 있는데 그때는 '넵'이 아닌 '네'로 대답한다. 그런데 나의 경우 그냥 '네' 하기가 뭐 하니까 꼭 '네!'라고 느낌표를 붙여준다. 그럼 가벼운 느낌도 들지 않고 잘 알아들었다는 의미도 줄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네'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또 하나 있다. 정말 단답형으로 '네'라고 대답하거나 혹은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이런 경우는 사실...'저도 화났어요.... 그러니까 그만 말해...!!'라는 표현이다. 그런데 확실히 저렇게 대답하면 상사도 기분이 썩 좋지 않은 듯했다. 겉으로 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 대화인데 그쪽에서도 분위기의 딱딱함을 눈치채는 것이다. 대답 한번 하는 것도 이렇게 많은 신경을 써야 하니 정말 세상 피곤한 K-직장인이다.




2. 두 번째 필수 언어 : 죄송합니다


나는 조금 과장해 '죄송합니다'를 만병 통치약이라고 표현하겠다. 나도 저 말을 굉장히 어려워하는 사람이다. 연차가 쌓일수록 점점 더 하기 어려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항상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입 밖으로는 쉽게 나오지 않는 말이 말이다. 나가서는 별로 어렵지 않은 말이 회사 안에서는 유독 어렵게 느껴진다. 그 이유를 저 밑에 깔린 심리에서 보자면, 마치 내가 저 말을 하면 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되고 그러면 내가 그만큼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비추어질까 봐 두려워서인 것 같다. 그른 생각이라는 것을 알지만 나도 모르게 그 마음이 저 말을 내뱉지 못하도록 붙잡는 것 같다.

그리고 특히나 이게 정말 내 잘못인가. 내가 죄송하다고 해야 할 일인가 헷갈릴 때 더욱더 '죄송하다'라는 말을 하기 힘들다. '내가 왜 죄송하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내 의견을 다 말하는 성향이 있다. 제 생각은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처리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상사 입장에서는 말대답을 한다고 생각하고 핑계를 댄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러다가 계속 언쟁이 지속되면 나는 더 이상 말 하기 싫어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끝내버린다. 처음부터 '죄송하다' 했으면 될 걸 어찌 보면 내가 내 할 말을 다 하고 싶어 그 사람의 화를 더 부른 것이다.

일단은 상사가 화를 내고 뭐라고 할 때는 내 잘못이든 아니든 '죄송합니다' 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그것이 어쩌면 나를 위한 방법이다. 두 세 마디 더 들을 것을 한마디로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저 말을 하면 상사도 더 이상 화를 낼 근거가 없어진다. 거기서 뭐가 죄송하냐며 말꼬리를 붙잡고 늘어지며 싸우자는 상사가 있다면 그건 그분의 인성이 덜 된 것이다.










상사와의 대화는 가능한 짧게


직장에서 업무적인 대화는 가능한 짧고 간결하게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상사와 대화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업무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나의 의견이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 나와 무언가를 논의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지시를 잘 받아들였음만 표현하면 된다. 아랫사람의 의견도 경청해 주는 정말 좋은 상사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상명하달의 구조가 많다. 그렇기에 사실 그들과 대화할 때 간결한 언어를 사용해 지시에 잘 따르고 있음을 표현해 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의 전부다. 더 이상의 긴 말이 필요 하지 않다.

무언가를 잘못했을 때 긴말하지 않고 바로 죄송하다라고 말하는 것 , 그리고 무슨 말을 할 때 상사가 나의 의견을 묻지 않는 이상 토 달지 않고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이 두 가지만 잘해도 상사와의 관계는 편해질 수 있다. 나의 말이 많아질수록 상사에게 나는 요점 인물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책임자의 말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맞다. 아랫사람이 어떤 잘못을 하고 어떠한 일이 벌어졌을 때 책임은 모두 그들이 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말을 따르면서 사고가 난 거랑 내 멋대로 행동하면서 사고를 친 거랑은 다르다.

직장에서의 하루 8시간 저 두 가지 말만 사용해도 근무가 가능하다. 특히나 보수적인 회사일수록 두 말만 기억하자. '넵'/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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