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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체육샘 Apr 11. 2024

자유투, 공을 쏘게 하다

공쏘시계 바로 잡기

본의 아니게 농구 자유투가 이번 학기 수행 평가 중 하나가 되었다…


자유투 성공률은


프로 리그 기준으로 70프로 내외


그럼 이번학기 수행평가 기준은?


10개중 7개가 만점이다…


만점으로 프로수준의 성공률을 요구하는 셈…


물론 거리는 조금 가깝게!

기회도 2번!


학생들에게는 수능처럼(?)다 만점을 받을 수 없으니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자 했다

절반인 5개정도만 넣어도 잘하는 거지!


사실, 체육수행 평가라는 것이 전적으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선생님과 함께 수업과 평가를 진행해야하면 나의주장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체육관에서 농구, 운동장에서고 농구. 공이 더럽다길래 손걸레를 챙겨와서 같이 닦있다. 코트는 행정실에서 청소해주기로.

나는 조금 후하게! 점수를 주자는 주의인데


함께 수업을 들어가는 선생님은

진짜 잘하는 아이들이 좋은 점수를 받아야한다는 주의


점수 급간도 2점차로 해놓으면 3점차로


기준도 조금 낮춰놓으면 자꾸 올리셨다…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하자고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평가 기준을 제출하고는


수업 때마다 기준이 너무 높다는 아이들의 원성을 듣고 있다…


덕분에 빡세게(?) 연습을 시켜야…


공을 쏘는 학생도

공을 쏘게 하는 나도

서로서로 집중력을 발휘해야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래 해.야.지.


목청 높여 소리친다


공을 높게, 포물선을 그려서!

공으로 무지개를 그린다는 생각으로!

스핀을 뒤로, 백스핀을!

하체를 사용해서, 바운스!


배에서 부터 끌어올려서! 영혼을 끌어올리고!

마음을 담아!


던지기 전에 드리블을 몇 번 해서 손끝 감각을 느껴봐!


공을 쏘기 전에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

스탠스 쫙! 드리블 탕탕! 손 후후!


마지막에는 양념으로

자신감있는 표정!

결의에 찬 눈빛!

골대를! 공을 노려보면 다 들어가게 되어있어!

까지 해본다…


하지만 현실은 잔인하다.

포물선 없이 레이저 쏘듯 냅다 쏘는 친구

축구 스로인처럼 공을 던지는 친구

무릎을 곧게 편 채 팔로만 던지는 친구

심지어 탑스핀을 걸어 던지는 친구까지!


다시 한번 목청을 높여보지만 심통치않다

따로 불러 개별지도까지 들어간다…


공을 제대로 쏘게 하려면 공을 들여야 한다


공을 쏘아올리는 것이 시간이라면

아이들의 시간은 잘못되어 있었다.

공쏘시계를 손수 그려줘본다.


10시 방향으로 쏘는 게 아니라

11시 방향으로 각도를 올려야 쏴야한다.


탑스핀을 걸어 던지는 친구들이 제일 문제인데…

공이 도는 방향을 전혀 이해못했다.

이 친구들은 우선 스핀없이 던지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스핀없이 그냥 던지니 미묘한 백스핀이 걸리는 듯도 했다. 포기가 약이 된 셈.


농구 수업

잘 하고 있는거겠지…

사실, 아침에도 농구 수업. 골대 올리는데 저 레버를 끼워서 조작해야하는 걸 각성하기까지 시간이 걸림. 엄한 작대기 버릴 뻔도 했는데 창고 구석구석 살펴본 덕이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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