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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포니아상도동 Apr 29. 2024

글로벌 회사에서 세일즈로 일하기(2)

고객은 외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내부고객도 세일즈 대상이다.

고객과의 간절했던 첫 미팅을 뒤로하고 수 차례의 실무자 미팅과 경영진 미팅까지 이어졌다. 

"네. 좋습니다. 제안주신 내용으로 한 번 해보시죠!" 


고객사 경영진에서 터져 나온 말 한마디에 그동안 고생이 녹아내리는 듯하다. 고객에게 계약동의를 얻어냈으니 세일즈가 모두 끝난 걸까?  세일즈 초년생 때는 정말 그런 줄로만 알았다. 고객을 설득해 협력하자는 동의까지 얻어냈으니 사업개발/세일즈로서의 역할은 모두 다했고 이후는 다른 부서, 다른 이가 챙겨줄 것이라 생각했다. 고객의 동의를 얻어낸 이후 필요한 일들은 내 일이 아닌 줄로만 알았다.  


고객과의 동의가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내부고객 대상 세일즈를 시작한다. (내부고객 대상 세일즈는 외부고객 세일즈와 동시에 또는 앞서 이루어져도 좋다)

내부고객?  그렇다.  세일즈가 완결되기까지 관여되어야 하는 팀들이 그 대상이다.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품목과 유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는 경우라면 이를 개발 당당하는 "개발팀",  회사 내 특정 제품과 관련되어 있다면 해당 제품을 개발한 "제품팀",  사용법에 대해 전문 트레이닝을 요청한 내용이 있다면 "교육팀" 등등 이제는 실제 서비스를 도와주는 팀을 대상으로 세일즈가 필요하다. 

실제 서비스를 도와주는 팀 외에도 계약서를 완결까지 도움 주는 지원팀도 내부고객에 해당된다. 세금 계산서 발행 및 여러 행정을 도와주는 "세일즈 옵스팀", 계약서를 법리적으로 분석하고 위험요소와 책임을 따져주는  "법무팀", 매출 인식과 회계 처리를 도와주는 "재무팀" 이 대표적이다.  


내부고객에게 세일즈 한다면 무엇을 팔아야 하는 걸까?  

정답은 바로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그 계약건을 세일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개발팀" 입장에서 바라보면, 개발 지원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많다. 모두가 자신의 계약이 급하고 중요하다고 이야기할 것이며, 따라서 실력 좋은 개발자를 지정해 달라고 애원한다. "개발팀"의 입장에서는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실력 좋은 개발자를 모든 계약건에 배정하고 싶어도, 사람과 시간은 늘 한정적이다. 매출 인식 시점이 잘못 소통되어 곤욕을 치르고 싶지 않다면 "재무팀"과도 사전에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좋다. "재무팀"에서는 매출금액 중 %가 언제 얼마나 인식될 수 있는지? 인식 기준을 무엇으로 할 수 있는지? 를 주요 관심으로 둔다.  판매하는 상품에 따라 매출인식 기준은 달라질 수 있는데 연간 구독형태인 소프트웨어는 전체 매출금액을 12개월로 나누어 매달 인식하고, 그 외 서비스 형태의 매출은 약속한 서비스가 실제 수행완료된 시점으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매출인식에 따라 회사의 분기/반기/연간 경영지표가 달라질 수 있으니 세일즈라면 이러한 부분에도 신경 쓰는 것이 좋겠다. 


내부고객에게 세일즈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어려운 고객을 잘 설득하고도 내부에서 질타받는 경우가 그러한 경우겠다. 큰 계약건을 달성하고도 상품팀에서 수행을 거부하는 경우도 보았고, 개발팀에서는 퇴사카드까지 꺼내며 거절한 적도 보았다. 매출 인식이 늦어져 회사 IR자료뿐만 아니라 이사회 보고서에 큰 오류가 발생하여 곤란을 겪기도 한다.  훌륭한 세일즈라면  내 고객은 외부에만 있지 않고 내부에도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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