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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포니아상도동 May 16. 2024

글로벌 회사에서 세일즈로 일하기(4)

나는 이렇게 이직해 왔다.

커리어를 쌓다 보면 이직 기회들이 생긴다. 자발적으로 더 좋은 기회를 찾아 떠나기도 하고 조직의 결정으로 인사조치 되는 경우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직 기회가 때로는 낯선 방문자처럼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오기도 하고, 때로는 오래 준비하고 기다린 이벤트처럼 천천히 찾아오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나는 두 번의 이직을 경험했다. 두 번 모두 나의 선택으로 결정하였고, 그때마다 나를 다른 곳으로 움직이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실무 경험을 찾아.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IT회사로

나는 컨설팅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야근과 주말출근이 따로 구분되지 않을 만큼 일이 많고 업무 강도가 높았다. 출근 첫날, 회사 지급 노트북과 함께 명함, 사원증, 기본적인 안내 사항을 전달받았다. 출근 이튿날, M증권회사 건물로 오라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출근 이틀 만에 고객사로 배정받아 생전 처음 접하는 주제 속 논의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충분한 신규직원 교육을 거친다고 한다.)

첫 고객사, 첫 프로젝트. 그 안에서 보낸 6개월의 시간 대부분을 허우적거린 것 같은데 굳이 잘 했던 점을 꼽자면... 잘 버틴 것이다. 새로운 환경과 주제, 사람들, 많은 업무량 속에서 잘 버텼다. M증권회사 이후 또 다른 금융사들을 오가며 한해, 두 해를 넘기었다. 컨설팅은 짧은 시간에 많은 업무를 접하는 환경이 큰 장점이었고, 똑똑한 이들, 열정적인 이들과 한 팀이 되어 배운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가장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할 것만 같았던 컨설팅 회사가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 컨설팅에 대해 의문하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무너진 워라밸이 보이기 시작했다. 많은 아이디어와 고민들을 시각적으로 도식화하는 보고서의 세계를 벗어나 보고서 뒤에 있는 일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입사하게 된 IT회사.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미국계 회사였는데 한국 사무실에는 10명이 조금 넘은 규모였다. 이런저런 과정들을 겪으며 함께 뒹굴다 보니 어느덧 100명이 넘고, 200명이 넘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이런 성장 과정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적어보도록 하겠다. 


풀어야 할 문제가 더 많은 곳을 찾아.  스타트업으로.

IT회사에서의 생활은 즐거웠고 성과도 이루었다. 8-9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니 조직 내 위치도 올랐고 함께하는 멤버들도 생겼다. 그러다 우연찮게 알게 된 스타트업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는데, 이직 생각을 많이 하던 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도 놀라운 결정이었다. 두 번째 이직은 편해진 곳을 떠나 고생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난 것 같다. 계속 편한 곳에 있다 보면 안주하게 되고 그 생활에 만족하게 된다. 혹자는 이러한 생활이 이상적인 직장생활이지 않겠냐 할 수도 있겠다만, 나는 나 스스로를 잘 괴롭히는 사람이다. 이러한 편안한 생활이 오히려 불편함과 불안감으로 작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직을 결정했다. 불편함이란 내가 적응하지 못한 상태란 것이고, 그렇다면 내가 아직 발전시키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이러한 고민과 불편함이 없어지는 순간이 온다면, 아마도 나는 정체되어 있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What does not kill me makes me stronger - 프리드리히 니체

나에게 더 많은 고민을 안겨 줄 수 있는 곳이라면 내가 성장할 기회가 더 많은 것이다. 

이직하면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몇 가지 있을 것 같은데 나는 다음 기준으로 고민해 왔고, 앞으로도 이를 유지하고자 한다. 


1. 조직 내 사람이 싫어서 이직하지 말자. 어느 특정인, 그게 보스이던 팀원이던, 누군가와 함께 일하는 것이 못마땅해 이직을 하게 되면 그런 사람을 또 만난다. 더 좋은 방법은 나를 불편케 하는 사람들과도 일하는 방법을 체험해 보고,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2. 큰돈을 벌 때는 분명 온다. 초년생 일 때 연봉을 200만 원, 300만 원 인상시키려 얼마나 마음 졸여했는지 생각해 보면 참 귀여운 고민이었던 것 같다.  돈을 크게 불릴 수 있는 기회는 분명 온다. 단, 그 기회는 내 능력과 비례되어 창출되고, 이 둘에는 선후행 관계가 존재한다. 


3. 자기 발전이 최고의 투자다. 내가 나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것은 인생 최고의 투자다. 나를 발전시키는 방법은 여럿 있겠지만, 주변에 늘 좋은 사람을 두자. 주변에 나 보다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이 많다면, 내가 배울 수 있는 것들은 많아질 것이다. 


4. High risk, high return.  


5. 내 선택으로 결정하자.  


아직까지 두 번의 이직 결정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다. 이직을 고민하며 어떤 결정이 옳은 결정인지 헷갈릴 때도 있지만, 지금 있는 그곳이 너무 편한 곳이라면, 이직을 고민할 때가 맞다. 편함을 떠나 불편함을 찾는 여정, 그 속에서 성장의 기회를 감사하게 되는 것. 후회하지 않는 이직 방법 중 하나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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