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매출은 동일하지 않다.
모든 매출은 동일하지 않다.
<동물농장>의 한 소절을 읽는 것 같다. 매출에도 종류가 있다는 말처럼도 들리는데 무슨 말일까?
매출의 종류를 이야기하기 전, 먼저 고민해 볼 것은 '매출은 왜 필요한가'이다. 매출 창출은 세일즈들에게는 첫 번째 미션이자 회사에서 봉급을 받는 이유이고, 회사는 세일즈들의 활약에 맞춰(=성과) 회사 운영도 하고미래 성장을 준비한다. 있는 그대로 풀어보자면,
매출 > 회사 이익금 > 회사의 운영금 및 투자금 > 회사 가치 실현
이 되겠다. 그렇다면 쉽게 말해, 나쁜 매출이란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발생시키지 않거나 또는 과정을 방해하는 매출을 의미할 수 있다.
가장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매출 창출을 위해 과도한 영업활동비 또는 유지비가 요구되는 매출이다.
예를 들어,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가입 포인트를 많이 지급하였으나 고객의 실제 구매액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나 새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였는데 해당 소프트웨어 유지비가 판매비보다 많이 드는 경우다. 흔히 '마이너스 매출'이라고 부르는 사례들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회성 매출이나 회사의 전략과 시너지에 반대되는 매출도 나쁜 매출로 볼 수 있다.
일회성 매출은 마이너스 매출처럼 단기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아니나 중장기적으로 더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 특히 일회성 매출을 위해 자본의 투자(인력, 시설)가 요구된다면 이는 더욱 나쁜 매출로밖에 볼 수 없다. 마치 씨앗을 뿌리면 딱 한번, 단 하나의 열매만 맺는 '한번나무'가 있다고 치자. 한번나무 열매에는 다른 열매들과 다르게 씨앗도 없고, 종자를 퍼뜨리기 위한 어떠한 교배술도 없다. 그리고 이 한번나무 열매를 원하는 소비자도 단 1명이고, 그도 이번이 지나면 또 다시 한번나무 열매를 원할지는 알 수 없다. 한번나무를 심기 위해서는 씨앗을 구하는데 3개월, 관련 토양을 준비하는데 6개월, 실제 나무를 키우는데 2년이 걸린다고 치자. 농부의 아들이 한번나무를 키우기 위해 지금 과수원의 1/3 땅을 비워달라고 한다면, 농부는 뭐라고 할까?
일회성 매출은 회사의 이듬해의 매출 예측을 어렵게 하는 것도 나쁜매출로 분류되는 이유다. 동일한 매출이 또 일어날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관련 인원들을 추가 채용하거나 기존 인원들을 홀딩시켜야 하는지? 기존 설치된 시설물과 설비들은 철수하고 재활용해도 되는 것인지? 회사 입장에서 예측이 어렵다는 것은 의사 결정이 힘들게 하는 것이고, 기회비용적으로 다른 활동에 대한 민첩성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보통 일회성 매출은 특정 소수를 타겟으로 하는 니치 마켓에서 존재한다.
'회사 전략에 반하는 판매가 가능한가'?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영업 현장에서는 종종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보았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회사가 있다고 치자. 소프트웨어 판매를 고심하다 보니 고객사마다 다른 사용 용처를 가지고 있고, 이들에 맞추어 기존 소프트웨어를 커스터마이징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즉시 소프트웨어 커스터마이징팀을 꾸려 기존 소프트웨어를 변경하였고, A 고객사에는 a 소프트웨어, B 고객사에는 b 소프트웨어, C 고객사에는 c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주었다. A, B, C 고객사들은 모두 만족하였다. 한해가 지나니, a 소프트웨어는 a-1, a-2로 업그레이드되었고, b와 c도 마찬가지로 몇 번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 문제는 고객사 내 버전이 혼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팀은 최신 버전을 사용하고 있지만, 어떤 팀은 구 버전을 사용하고 업그레이드를 미루었다. 구 버전을 사용하는 팀에서는 이미 앞서 사용하고 있던 3자 소프트웨어와 우리회사의 구 버전이 호환될 수 있게끔 변경작업을 해두었고, 업그레이드를 한다면 이런 호환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된다는 설명이었다. 결국 팀마다 사용하는 버전들은 달라졌고, A 고객사를 응대하는 커스터마이징팀에서는 각기 다른 버전을 유지하느라 인력이 계속 모자르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B 고객사, C 고객사 커스터마이징팀도 비슷한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전략을 바꾼다. 이제 커스터마이징 소프트웨어는 판매하지 않기로! 모든 세일즈들을 모아 배경을 설명하고 앞으로는 표준화된 기존 소프트웨어 판매만 지향 할 것을 말한다. 하지만 세일즈는 매출 목표를 맞추기 위해 D, E 고객사에게 똑같은 형태의 커스터마이징 소프트웨어를 판매했다. 이 매출... 좋은 매출일까?
이런 매출이 줄어들지 않고 계속 늘어난다면, 이 회사는 곧 부도위기를 맞을 확률이 높다. 판매를 못해서가 아니라 판매 이후 유지보수의 어려움과 품질이 나빠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회사 전략에 반대되는 매출이란 것은 결국 판매이후 수반되는 활동들을 사전 고민하지 못하고 독단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다. 세일즈는 상시 회사 전략 방향과 내 세일즈 전략을 잘 맞추어야 한다.
맞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쉽지 않다. 처음부터 세상 어느 회사도 마이너스 매출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마이너스 매출이 일어난 경우는 기획 단계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오류가 있거나, 발견되는 새로운 비용 증가분이 판매 이후 파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좋은 매출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Recurring (반복적 매출): 지속적인 고객 관계를 통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매출
Scalable (확장성 있는 매출): 추가적인 비용 증가 없이 매출을 쉽게 확장할 수 있는 매출
High Margin (높은 이익률):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매출
이 세 가지 요소를 충족하는 매출을 추구함으로써, 회사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장기적인 성공을 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