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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향기마을 Jan 27. 2023

그런 사람, 만나고 싶다

사랑스런 나의 질문자

정말 뜬금없이

나와 이야기를 쓰고 책을 만드는 어린 아티스트들에게서

무한한 감동을 받을 때가 있다.


평소에도 주인공 얼굴 표정 하나 때문에 배꼽 잡고 웃지만

내가 내미는 질문보다 더한 물음으로 답하는 센스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을 느끼는

그런 감동은 얼마나 귀한지!








한 번에 떠오른 생각으로 첫 문장을 쓰고

가벼운 칭찬으로 두, 세 번째 글줄을 이어나가는

흥미로운 줄다리기.


내가 무엇을 궁금해할 줄 미리 알았다는 듯이

일부러 그 부분을 빼고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개구쟁이들.


그리고 기꺼이 그들이 기다리는 질문 팬심을 담아 내밀면

선심 쓰듯 감춰둔 답을 하사한다.


조금 부족한 설명에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들에게 어떻게 거짓 웃음으로 대할까.


어느 날 내가 몇 살인지, 언제부터 책을 만들었는지 물어주고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 책이나 남자 친구를 궁금해하면

나도 준비해 둔 답들 중에 가장 황당한 것을 펼친다.


하지만 내가 가장 짜릿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어리지만 호기심 충만한 아티스트들의 뾰족한 질문과 찐한 반응이다.


왜 여기서 주인공이 그래야만 하는지

몸에 밴 어른들의 논리로 무심코 내뱉었다가는 그야말로 큰코 다친다.


훅 들어오는 그 깊은 생각 한 줄기가

마주 보는 우리를 연결하는 빛이 된다.


책으로 쓰려면 전혀 생각나지 않던 것들인데,

정말 신기하게도 그 깊고 순수한 물음 하나가

내면에 응축되어 있던 생각들을  

머릿속 선명한 프리즘을 통해 눈앞에서 살려낸다.


날카로운 질문 버튼이

잠자던 뇌세포를 자극해 풀가동케 하는 순간에는

내가 아는 나보다 더 확장되어

눈물나게 만족스러운 감동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늘 가까이에서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에게 질문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부족해서 질문하는 것이 아니다.

묻지 않으면 답하지 않으니 아는 것을 모르게 된다.


배우거나 느낄 때보다

해내고자 애쓰며 고민할 때 진짜 질문이 나타난다.

그 귀중한 질문이 지금을 이루는 것이고 오지 않은 미래도 엿볼 수 있다.


사랑스러운 질문자들을 만나고 헤어질 때

또 다른 혜안과 맑은 진리를 두 손에 받드는 즐거움.


인제야

수천 년 전 철학자들의 미소를 한층 깊이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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