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근수근 Jul 09. 2024

일본의 지역 커뮤니티를 배우다3

접근 방식의 다각화로 지역사회를 일으키다

○ 사례6 – 노마드무라(ノマド村)                                                         

노마드무라의 공간

 노마드무라는 하타라보지마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공간으로 폐교를 활용했다. 유목민이라는 뜻의 노마드(ノマド)와 마을(무라, 村)은 서로 대립하는 의미로 이를 합성하여 공간의 이름으로 삼아 여러 사람이 모여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열린 장소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공간은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개방하여 개인과 기업, 섬의 내부와 외부, 업종이나 인종의 울타리를 넘어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법을 찾는 곳으로 활용하고 있다.                                          

               

노마드무라전경

 이 폐교는 처음 독일출신의 독립영화감독 베르나가 영화촬영을 위해 회의 및 장비공간이 필요했고, 이에 이 폐교를 빌리게 됐다. 이후 영화촬영이 끝난 뒤 빈 공간이 된 폐교를 하타마보지마 협동조합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주요공간으로는 오픈스페이스 겸 카페, 주방, 예술가들의 레지던시공간, 공용사무실, 회의실, 테라스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워크숍으로 이용 중인 오픈스페이스


 노마드무라의 중심적인 공간인 오픈스페이스는 작업공간이자 정보교환의 장이며, 한편으로는 가벼운 기분전환의 공간이기도 하다. 주말에는 카페로 영업하며, 예술과 음악 이벤트, 워크숍, 교육 장소 등 다목적으로 사용한다. 동시에 지역 커뮤니티 기획의 성과물들이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공간으로 야마다 딸기농장 잼을 비롯해 기획을 통해 제작된 각종 아이디어제품, 지역특산물 등 다양한 상품을 숍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주방에서는 이러한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고 있다.        

                                                 

지역특산물을 사용한 음식(노마드무라)

○ 문화의 틀을 깨자

 문화는 좁은 의미로는 문학이나 예술분야만을 말하지만 넓은 범위로는 한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생활양식을 의미한다. 이제까지 우리는 도시재생, 유휴공간활용, 시장활성화, 다문화사회 해결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으로 ‘문화를 활용’하여 접근했다. 여기서 문화는 좁은 의미에 가까우며, 이러한 접근을 통해 실행된 사업들은 공적자금의 지원이 끊기면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도돌이표 같은 실패사례를 목도해왔다.

 이와는 달리 아와지섬의 기획에서 문화는 넓은 범위로의 문화이다. 이들은 문화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아와지섬이라는 공간 속 사회에서 생활양식을 공유하는 지역 커뮤니티를 활용한다는 것 자체가 문화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들은 지역의 문화를 활용하여 각각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기획팀들조차도 이러한 시도들이 진보적이며 실험적이라고 말한다.

 이들의 기획 사례 중에서는 아마 성공하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이며 성공 했다고 해도 우리사회에 바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기획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이제 우리의 접근방식을 다각화해야하며 ‘작은 범위의 문화’라는 틀을 깼을 때야말로 ‘넓은 범위의 문화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2017년 8월 평택시사신문 기고

작가의 이전글 일본의 지역 커뮤니티를 배우다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