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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Nov 25. 2022

나 홀로 아일랜드 워홀 여행기

싸구려 피자


싸구려 피자



일랜드의 더블린 공항에서 미리 도착해있던 현지 유학원 직원의 차를 타고 첫 숙소인 호스텔로 향했다. 난 워홀 비자가 있어서 어학원 등록은 필수가 아니었지만 갑자기 모르는 세계에 아무 일정 없이 던져지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유학원을 통해 어학원을 3개월 등록했다.



홈스테이 신청을 출국일 2주 전에 했더니 홈스테이 시작일이 맞지 않아 붕 뜬 일주일을 호스텔에서 보냈다. 조식을 제공한다길래 이 호스텔을 신청한 것인데 오렌지주스와 우유 삶은 달걀과 요구르트, 시리얼이 조식이었고 맨날 같은 조식이 나오니 3일째즘에는 물려서 먹을 수가 없었다.



여성전용 4인실 도미토리룸을 쓰는데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했지만 그중 3일을 묵는다는 20살의 미국인 2명과 말을 트게 되었다. 둘은 친구인데 대학교를 가기 전에 여행을 같이 다니는 중이라고 했다. 



영어를 잘 못하는 나는 바디랭귀지를 주로 쓰면서 어찌어찌 소통을 했고 그들이 어디 유명한 펍이 있는데 같이 가자고 하여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었다. 같이 사진도 찍고 나름 재밌는 시간을 보냈고 다음날이 그들의 출국일이라 나는 가져왔던 마스크팩을 한 장씩 선물로 나눠줬다.



다음날 아침, 나의 침대 바닥에 종이 한 장이 놓여있었다. 미국 여자애 중 하나가 나에게 재밌었다며 아일랜드에서 즐거운 생활 하라고 간단한 편지를 남겨놓은 것이다. 이런 것이 외국생활이란 것일까, 감동을 받아 답장을 하려고 왓츠앱을 켰다. (유럽의 카카오톡) 그 둘의 프로필은 분명히 나와 함께 찍은 사진인데 나만 잘려 프로필 사진으로 되어있었다.



편지는 남겼지만 날 프로필에서는 빼버린 그들을 보며 섭섭한 감정이 들었고 곧 생각했다.



'내 마스크팩 내놔'





호스텔에서의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울퉁불퉁한 매트리스와 얼어버릴 것 같은 추위는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외국에 왔다는 흥분으로 그정도즘은 신경에 거슬리지도 않았다.



홈스테이 집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불렀는데 나는 주언어가 바디랭귀지인데 전화로 이야기를 해야 하니 긴장되어 땀이 났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택시기사분은 인도분이어서 알아듣기마저도 어려웠다. 근처 건물 이름을 나열한 끝에 내가 어디 있는지 알아들으신 것인지 호스텔 앞으로 찾아오셨다.



호스텔에서 홈스테이 집까지는 택시로 약 45분 정도였고 친절하게 내 짐도 꺼내 주셨다. 홈스테이 집은 평범한 2층짜리 단독주택이었고 내 방은 빨강머리 앤이 지냈던 것처럼 거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창문이 있는 아주 작은 방이었다.



내 머릿속의 환상에서는 소박하지만 따듯한 가정식과 모든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저녁을 상상했지만 나의 홈스테이 집은 홈스테이를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주방이 두 개여서 나는 다른 가족들과 마주 칠일이 전혀 없게 되어있었다.



홈스테이 집에 갈 때도 6시에 와라 미안 7시에 와라 자꾸 일정을 미루는 바람에 체크아웃도 끝난 호스텔 로비에서 문짝만 한 캐리어 두 개를 세워두고 시간을 죽이다가 왔는데 도착을 하니 또 미안 미안 배고프지 요리해줄게 하고는 30분 뒤에 내려가니 냉동피자를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그릇에 담아줬다.



싸구려 냉동피자는 퍼석하고 맛이 없어 반도 못 먹고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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