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강한 스토너의 아름다운 생

<스토너>ㅡ존 윌리암스

by 어린왕자


존 윌리암스의 <스토너>는 1965년에 출간된 소설이다. 거의 50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미국보다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왜 그동안 인기를 끌지 못했을까. 읽다 보면 느끼게 되는 그저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에 딱히 공감은 하지만 쾌감은 없는 소설. 통쾌한 복수극 정도는 한 마디 통철하게 내리칠 만도 한데 그런 촌철살인도 없이 밋밋한 삶이 이어진다. 묵직한 한 방도 없다. 그래서였을까.


그저 태어나 공부하고 문학에 매료되어 운이 좋아 대학 교수 자리를 꽤찼고 사랑한다고 여기는 여자를 만나 결혼했고 아이를 낳고 잘 나가는 그에게 질투를 느껴 태클을 걸어보는 이에게 자기만의 고집대로 묵묵히 일상을 사는. 잔잔하게 그러나 누구나 훤히 보이는 인생을 스토너도 살고 있다. 가정적인 남자, 부드러운 아빠의 면모를 가졌고 그는 그의 인생에서 큰 성공을 바라지도 않는다. 일상이 평범하다 못해 읽는 내내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옮긴이는


"세월의 뒤안길에서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이 같은 소설"이라 표현한다.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하다가 뒤늦게 사람들의 눈에 띄었다는 것이 그렇고 , 화려한 장식 같은 것 없이 수수하다는 점도 그렇고, 읽고 나면 애잔해지는 것도 그렇다, 고.


그래서 스토너의 삶이 '실패'라고 말하기도 한다. 대학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인정받지 못했고 결혼을 했지만 아내와 자식들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물론 그의 성격이 매사 성실하고 온순하며 참을성 있었으나 그의 일과 사랑에 있어서 현명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동료 교수가 그의 명예에 상처를 내도 스토너는 계속 참기만 한다. 콱 쥐어박는 시늉도 없다. 반면 그를 끌어내리려 한 자는 승승장구하며 치고 올라가 학과장 자리까지 꽤 찬다. 그에게 '무엇을 기대하며 살까' 질문하게 만든다. 그에게 삶이란 무엇이며 인생이란 무엇일까 묻고 싶어진다.


스토너에게 그런 고비는 그냥 시련일 뿐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또는 누구나 겪게 되는 것 정도로 스토너는 자신의 삶을 관조하는 사람이다.


스토너는 열렬히 사랑하는 여자를 만난다. 논문을 봐달라는 드리스콜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그를 질투하고 깎아내리는 학과장 로맥스는 스토너에게 명퇴를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드레스콜에게 손을 뻗어 대학을 위해 스토너가 시작하지 않는다면 그녀를 십자가에 못 박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스토너는 진심으로 그녀를 걱정했고 그런 그에게 그것은 감옥임을 깨닫는다.


스토너는 자신에게 이상이 있음을 감지하고 자신의 죽음을 차분한 태도로 맞이한다. 아내 캐서린은, 스토너는 사랑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ㅡ어쩌면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ㅡ겉으로는 아닌 척 흔들리지 않는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마지막 정사를 끝낸 후 컬럼비아로 떠났다. 편지도 남기지 않은 채.


결국 스토너의 삶은 실패한 삶이었다고 말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일을 끝까지 해낸 성공적인 삶이라 말할 수 있다. 나도


'넌 무엇을 기대했니?'라고 묻고 싶어지는 책이다.



#스토너 #존윌리엄스작가 #김승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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