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가 없다

그럼에도 기다린다

by 어린왕자


저녁 어스름이 짙게 깔릴 즈음

아직 30분 여유가 있어

걸어갈 양으로 멀찌감치 차를 세워놓고

기다린다 기다린다

기다리다 유튜브를 보다가

글도 쓰다가

짤도 보다가

눈이 아파 잠시 눈을 감고

내 나이를 세어 본다

장성한 자식이 부모를 만나는

횟수가 일 년에 고작 몇 번이라는데

갈수록 늘어나는 나이만큼

기다리는 횟수는 늘어나고

그러다 일 년에 한두 번 보게 되는

그것마저도 감사해야 하는

그런 나이가 되어간다

목소리 듣는 시간도 줄어들고

문자 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나이는 들어가는데

나이 든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기다림 밖에 없다

슬픈 현실이지만 어쩔 수 없다

혼자 우수에 젖어있을 때

조카의 이름에 내 눈에 들어온다

그래!

네가 내게 전화할 수 있는 횟수는

죽을 때까지 또 얼마나 될까

내 자식들의 전화도 문자도 연락도

줄어드는데 너의 목소리 들으니

반갑다 고맙다

그리고 네가 전화 한 용건이 있겠지

축하한다, 교사 임용을!

아들들아, 오늘 밤 엄마에게 전화 한 통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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