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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현주 May 20. 2024

습관으로 만든 아침산책

"누구나 습관을 고칠 수 있다."


이 말은 나에게 큰 변화를 주었다.

삶 속에서 자신만의 익숙한 흐름이 있고 그 흐름을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큰 용기와 노력이 필요했다.

절실함이 있어야  결심과 성공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눈을 뜨면 눈 비비고 무작정 아침 산책길에 나선다. 

실개천을 따라 걷다가 돌아오는 길에 운동기구를 돌리는 코스의 둘레길이 반복된다.


걷다 보면 맑은 물소리와 함께 오리들의 종종걸음이 경쾌해 보인다.

함께 따라 걷다 보면 주위의 잡초들도 이슬을 머금고 생명력의 존재를 알리는 귀한 만남이 된다.

주위에 소소한 아름다운 곳이 있다니 작은 행복을 느껴본다.



 오늘은 아침 기온이 평소보다 차갑게 느껴진다. 

 자연스레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날이었다.

 산책길에 까치 한 마리가 나를 반기듯 경쾌한 소리로 유혹한다. 

 물가의 오리들도 옹기종기 무리를 이루어 물속에 머리를 들이대면서 세수 겸 스트레칭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오리들과 인사를 나누는 행복한 마음이 생겼다.

 자연과 소중한 동반을 같이하기에 더욱 좋다.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오리가족 7마리를 관찰한다.

 때로는 떨어져 있는 오리를 찾아보기도 한다.

 물가에 핀 샛노란 민들레, 주위에는 이름 모를 잡초도 푸른색의 존재가치를 알린다.      

 산책로에는 고요함 속에 아침을 깨우는 새들과 일곱 마리의 오리들에게도 분주함을 느끼게 한다. 

 조그만 사색으로 만나는 현실이 산책길에서 제일 흥미로운 일이다. 

이렇게 아침 산책은 하루를 시작하는 작은 루틴이 되었다. 


걷다 보니 왜가리의 고고한 자태를 보게 된다.

삶의 끝자락에서 본의 아니게 혼자 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때로는 불가피한 고독에 대해 혼자 있는 왜가리를 보면서 닮은 꼴을 보게 된다. 

긴 목을 뽐내고 혼자 있는 왜가리는 넓은 날갯짓으로 고독감을 이겨내는 듯 날아가버린다.


외로움과 함께하는, 조용하지만 따뜻한 동행으로.

     

산책길에서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때로는 둘레길로 이어지는 구룡산 자락에 오른다. 테크로 이어지는 편안한 길을 걸으며  새들의 소리로 둘러싸인 나무숲의 향기를 깊게 들이마신다. 

자연은 마음의 여유로움을 준다. 


 걷다 보니 앞 뒤의 간격이 멀어져 혼자라는 마음이 생긴다. 

 외로움이란, 단지 혼자라는 느낌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고 성찰하는 시간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고 나름 빠른 걸음과 느린 걸음으로 대신해 보기도 한다.

 삶이라는 여정에서 누구나 언젠가는 혼자가 된다. 

 외로움은 피할 수 없는 동반자가 된다. 누구는 혼자가 되고 보니 외로움이란 책을 자신도 모르게 샀는데 자식들이 다녀갈 때  뒤집어서 책장에 꽂아 놓았다고 한다. 그만큼 자녀에게도 마음을 터 놓고 알리고 싶지 않은 단어임을 짐작한다.

 외로움을 사회적 약점으로 여기는 사회 인식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삶의 의미를 탐색하는 기회가 되길 원한다. 

혼자라고 생각할 때 좀 더 자신에게 냉정하고 성찰하는 기회로 노력한다.


 생활 속에서 앞으로 내 몸과 마음을 사랑하고, 삶의 소소한 작은 기쁨들을 행복으로 이어가길 바란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고요한 메아리 속에서 오늘도 나만의 루틴을 익히며 익숙한 산책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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