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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지옥

미뤄진 행복, 그리고 오늘

by 우리의 결혼생활


행복하길 바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고, 개개인의 권리로 보장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쩐지 행복을 뒤늦게 복리로 돌아오길 바라며 행복 찾기를 미뤄두곤 한다.


어린아이들은 학교 학문을 먼저 배우기 위해 한글, 영어 조기교육에 열을 올린다. 초등학교에서 잘하기 위해 충분한 신체적 놀이를 통해 쌓아 갈 행복을 일정 부분 빼앗긴다.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대학 진학을 위해 수면시간 마저 일상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학업과 진로 선택에 매진한다. 그즈음에 당연히 누려야 할 행복을 반납하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학원에서 권유받기도 한다. 자의 반 타의 반,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렇다.


대학에 가면 취업을 위해 더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고, 대기업 취업을 위한 일정 부분의 행복을 반납한다. 취업 후부터는 내 집 마련을 위해, 혹은 결혼 계획에 따른 기회비용을 당연히 지불한다.


이렇게 늘 무언가에 쫓기듯, 혹은 시야를 앞만 보도록 하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우리는 자신의 삶을 누리는 행복 찾기에 조금의 연습할 시간도,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찾는 법도 터득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다.


어른이 된 후, 혹은 세상이 정해준 지위나 명예, 재산을 얻은 후에 그 사람은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찾는 기준이 물질적 가치에 몰입하도록 훈련되어 있다. 누릴 수 있는 내면적 가치나 기준은 상당히 멀리 있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많아지고 물질적 풍요가 뒷받침될 때가 오면 더 많이 누릴 수 있겠지만 건강한 내 몸의 컨디션이 뒷받침되지 못하거나 함께 누릴 사람들이 함께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이처럼 물질적 풍요와 시간이 많을 때 오히려 외롭거나 깊은 상실감을 가져올 수도 있다.


내면의 공허함은 행복을 쌓아오지 못한 것이다. 자신의 행복감이나 소속감, 혹은 자존감이나 인생의 성찰이 함께 성장해 오지 못하면, 아무리 넓은 땅에 큰 나무가 되었어도 우두커니 혼자 있는 고독한 나무가 될 수도 있다.


멋진 열매와 나눠줄 다람쥐와 새들이 깃들고, 하늘 구름과 아침 햇살, 밤하늘의 별들이 함께 어울리는 더불어 기쁜 삶이 되려면, 자신이 행복해질 기회를 놓치거나 무엇과 나누어서도, 돌려보내서도, 혹은 빼앗겨서도 안 된다.


의무이자 권리인 행복한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하고, 그날그날 페이백 받고 저장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자신의 삶의 어느 부분도 충분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하고, 그날그날 쌓은 이자를 후에 추억 삼아 이력을 조회하는 것으로 더 큰 자산 가치로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십 대, 이십 대, 삼십 대, 사십 대… 인생의 중년은 38세, 한국 실제 수명 평균은 78세라고 한다. 그렇게 볼 때 백세시대를 살아가는 현재이지만 유병장수이며, 더불어 건강 나이를 따지면 활기찬 78세를 기대하는 것도 조금은 버겁다는 이야기다. 모든 영광이 풀의 꽃과 같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긴 시간이 남았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부족한 시간이 남았다고 한다면, 자신의 날을 계수하여 볼 수 있는 지혜와 현명함이 필요하다. 나는 오늘이 청춘이며 오늘이 가장 눈부시게 행복한 하루로 남기고 싶다.


하루의 행복을 작은 것으로, 소소한 것으로, 그리고 대단하지 않은 것일지라도 소중한 하루의 행복임을 깨닫고 만족하고 성장하며 행복할 권리를 찾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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