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5단계: 완성을 향한 여정
1. 매혹의 단계: 시작의 설렘
우리 모두는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며 상대의 마음을 얻는다. 매혹적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은 열망으로 사랑은 시작된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서로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하고, 상대의 존재 자체가 설레는 선물처럼 느껴진다.
2. 갈등의 단계: 첫 번째 시험
친밀함이 깊어지면서 매혹은 서서히 힘을 잃어간다. 익숙함이라는 벽이 다가오고, 여기서 갈등의 단계가 시작된다. 상대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호감을 느꼈던 만 가지 이유보다, 힘들고 지치게 만드는 단 한 가지가 더 크게 다가온다. 한 번의 사건, 무심코 던진 말, 습관적인 행동들이 처음의 매력을 소모시키고, 오해와 비판으로 꽃은 시든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랑의 관계가 이 갈등의 관문을 넘지 못하고 무너진다. 하지만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이, 사랑은 완성형의 단어가 아니라 진행형이다. 성숙한 사랑의 범위에까지 자라가야 하는 인생의 길 위에 우리는 서 있다.
3. 안정의 단계: 편안함의 양면성
갈등의 단계를 넘어서면 안정의 단계가 온다. 적당히 갈등을 다루고 상대와의 사랑을 충분히 확인한 연인들은 매사에 안정적인 관계 안에서 서로를 믿고 의지한다. 이 시기의 사랑은 편안하고 든든하다.
그러나 안정감은 또 다른 무료함을 낳고 호기심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다시 설렘과 자극을 따라 엔트로피를 높이려고 자극적인 무언가를 찾게 된다. 하지만 자극은 더 큰 자극을 필요로 할 뿐,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육체의 만족은 끝을 모르고 달리는 폭주 기관차 같아서, 잘 핸들링하지 않으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절제와 상대방을 향한 배려, 그리고 단단한 연합만이 불필요한 불신의 감정을 들추거나 딴 길로 새는 것을 막아준다. 안정적인 관계라고 해서 끝까지 안전한 것은 아니다.
4. 연합(신뢰)의 단계: 인내의 시간
여기서 가장 중요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연합의 시간이 오기까지 인내해야 한다. 서로를 믿고 토닥여 주면서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며 높여주는 이상적인 연합의 모습은 온전한 인내에 있다.
이 단계는 화려하지 않다. 매일의 작은 선택들,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들, 자신의 욕구를 내려놓는 순간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시간이다. 이 인내의 시간을 견디지 못하면, 앞서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
5. 용서의 단계: 사랑의 완성
마지막 용서의 단계에 와서야, 이따금 속을 후비는 사건 사고들을 천천히 그리고 끝까지 용서하게 된다. 연합한 인내의 시간을 마치고도 용서하지 못하거나 용서받지 못한다면, 사랑의 여정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혹은 작은 균열로 댐이 무너지듯이, 아무리 노력하고 가꾸었을지라도 용서하지 못한 무언가가 남아 있다면 사랑의 완성을 이루었다고 보기 어렵다.
사랑은 어쩌면 ‘목숨을 내어주는’,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 경지이기 때문이다. 나보다 소중한 무엇이 있다면, 그것이 참사랑이다. 자녀를 내 몸보다 사랑하는 것은 본능 그 이상의 모정이다. 이것은 성스러운 감정이다.
사랑을 배우는 자세란 무엇일까?
그렇다면 사랑은 쉽지도 않거니와 짧지도 않다. 순간적인 매력과 호감을 통해 사랑이라 말하는 것은 미숙한 사랑, 풋사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대신 아파할 수 없는 것이 질병이라면, 사랑은 대신할 수 없는 질병과도 같다. 앓으면 병이 되고, 아름답게 성숙되면 사랑이 되는 이치다.
그래서 나는 사랑을 배우는 자세로 인생을 공부하고 싶다. 5단계를 거쳐 비로소 완성되는 사랑의 여정을, 조급해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