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소 한 마리 없는 놈이 모자만 크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과 같은 뜻이다. 실속 없이 겉만 화려한 이들을 향한 경고다.
하루는 아이가 중학교에서 돌아와 친구들의 명품 자랑 이야기를 종종 꺼냈다. 느껴질 만큼의 부러움 섞인 말을 꺼낼 때마다, 나는 조용히 말해주었다.
“본인의 능력으로 누리는 사치는 요란하지 않아. 당연하고 편안한 럭셔리지. 하지만 만약 어른이 돼서도 손쉽게 빚으로 치장하는 명품은 순간의 만족일 뿐이야. 화려한 불꽃놀이처럼 잠깐 눈부시다가, 재만 남긴 채 사라지는 거야.”
처음의 주목과 자랑은 짧다. 하지만 그 끝은 파산이라는 냉혹한 현실이 기다린다. 나는 아이에게 언제나 같은 말을 했다. 청소년기에는 어떤 사치보다 자신의 꿈과 노력이 가장 눈부시다고.
돈과 공부, 무엇이 더 중요할까? 물론 연령에 따라 접근이 달라져야 한다. 어른으로서 나에게도 경제공부는 늘 진행되고 관심분야이다. 그래서 한 번은 아이와 진지하게 돈과 공부에 대해 논한 적이 있다. 지금의 나이, 십대인 우리 아이에게 무엇이 더 중요할까? 질문하고 잠시 고민하다 보면 누구는 돈이라고 답할지 모른다. 하지만 공부 없이 세상에 나가 돈의 가치를 체감하면, 그것이 얼마나 매서운지 알게 될 것이다. “만약 네가 지금의 학력과 지식으로서 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매일 사 먹는 간식과 스티커 사진은 최소한으로 줄어들 거야.”
하지만 이런 말들을 이해하거나 체감하기 어려운 나이였다. 그래서 나는 과외 학습을 예로 들었다. 같은 한 시간의 학습 시간이지만, 지불되는 학비는 매우 달랐다. 아이는 그 차이의 이유를 극명하게 잘 이해하고 알 수 있었다. 배움이 자신의 시간을 얼마의 물질적 가치로 환산할 수 있는지를….
다음으로는 쉽게 번 돈이 주는 환각을 알려주고 싶었다. 쉽게 돈을 벌어서 쉽게 많은 돈을 쓰는 방법은 일종의 환각을 일으킨다. 어려움 없이 얻은 가치는 낮게 보이고, 결국 그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쉽게 잃어버린다. 하지만 가치를 제대로 알고 누리는 사람은 그 무게만큼 대접할 수 있다. 친구들의 명품 이야기는 우리 아이에게 짧은 10초짜리 스토리였고, 10분짜리 부러움이었지만, 10년짜리 배움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명품은 돈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 그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사람에게 정상적인 삶이 될 때, 비로소 빈 수레가 아니게 된다. 소 떼를 끌고 넓은 들판의 텍사스를 누비는 목장주가 쓴 저 큰 명품 모자는 제대로 큰 것이며 멋진 일이다. 그에게는 그만한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물질적 가치는 정신적, 지식적 가치와 함께 자라가야 한다고. 과일을 가졌다고 칼을 함부로 휘두르면 안 되듯이, 학문을 익히고 그만한 자리에 있을 때 물질을 영리하게 이용할 분량이 된다고. 잠시의 허세와 욕심에 끌려다니면, 자기 소유이기 전에 물건이 자기를 끌고 다닐 것이라고 말이다.
우리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소중한 삶을 제대로 바라보게 도와주고 싶다. 그리고 무엇을 채우는 일은 자신을 먼저 비우는 일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엄마의 부족함이 아이들의 연약함이 되지 않도록 계속 엄마는 발전해야 하고 공부해야 한다. 엄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