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시간은 어른들의 시간보다 느리게 흐른다. 아이들이 “오늘 하루가 정말 길었어요”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들의 뇌가 매 순간을 생생하게 받아들이고 실시간으로 저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우리의 뇌는 익숙함에 길들여져 인지와 인식의 횟수가 줄어든다. 그래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느끼게 된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더 이상 세상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의 눈이 가장 초롱초롱하게 빛났던 순간들을 나는 기억한다.
장난감 가게에서 갖고 싶은 인형을 발견했을 때, 아이는 그것을 콕 찍어 “이거예요!“라고 말했다. 그 순간 아이의 눈은 세상 어떤 보석보다 빛났다. 처음 피아노 학원에 가던 날, 바이올린을 처음 손에 들고 연주를 시작하던 날, 배움을 향해 나서는 그 발걸음과 교재를 들고 나선 아이들의 눈빛은 기대로 가득했다.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을 만났을 때, 선생님과 친구들 앞에서 발표를 마치고 큰 박수를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순간 아이의 눈은 환하게 빛났다.
십 대인 우리 아이들의 하루 일과 중 눈빛이 반짝이는 시간을 생각해 보면, 우리는 그 아이의 마음과 생각이 어디에 머무르는지 알 수 있다.
눈빛이 반짝이는 그 순간, 아이들은 작은 성취라는 방식으로 배움을 구조화한다. 지식을 얻는 법을, 마음에 원하는 것을 얻는 법을 깨닫고 꿈을 이루기 위해 실행에 옮겼을 때, 아이들은 이 하루가 끝날 줄 몰랐다. 아무리 힘들고 피곤해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때, 아이들은 피곤한지도 느껴지지 않는다고도 했다.
작은 성취와 도전의 결과물로 설레는 아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일을 현실에서 이루는 연습. 그것이 바로 자신감의 기초가 된다.
성적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벽돌을 쌓고, 또 하나를 쌓듯이, 중학교와 고등학교 성적, 학습 역량, 인성, 리더십 역량까지도 작은 성취를 맛보며 조금씩 터득하며 쌓아 올리는 중이다.
오랜 시간이 걸려서 완성되는 것 중에 인격은 더없이 귀한 학습이다. 그 무엇보다 빛나는 지혜의 삶이다. 그것을 얻도록 노력하는 일에서 독서는 빠질 수 없는 성찰의 도구가 되었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것은 철학책을 조금이라도 빨리 접해보는 것이었다. 성경과 시집을 비롯한 철학책은 사고의 폭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엄청난 호기심을 자극하고 인생의 길을 진지하게, 깊이 있게 사유할 기회를 열어주었다.
독서의 기본기는 생각의 폭을 넓혀주었고, 말의 힘을 갖게 도왔다. 무엇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기준을 잡도록 해 주었다.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독서 동아리 활동을 하며 매주 자기만의 독서 습관을 이어간다. 이것은 오랜 시간 우리 가정의 문화가 되었다.
작은 성취감을 얻는 방식으로 학습을 구조화할 수 있다면, 그것이 내가 아이들을 양육하며 가장 바라는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그 초롱초롱한 눈빛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호기심을 잃지 않고, 배움에 설레고, 작은 성취에 기뻐하며,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인격을 쌓아가기를.
그것이 내가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가장 귀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