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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롸이트 Oct 30. 2023

마주 하기 싫은 일들

수입은 줄어드는데 지출은 줄지 않는다.


줄긴커녕 이번달엔 핸드폰까지 바꾸느라 옆구리에서 피가 철철 흐른다. 


엎친데 덮쳐서 가족들의 상황이 점차 여의치 않아지고 있어 K장녀로서 무한한 압박을 느끼고 있지만, 지금은 딱히 나도 어쩔 도리가 없는 석자의 코..


각종 경조사까지 겹쳐 오늘은 정말 가계부 정리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꾸역꾸역 엑셀을 켜고 내용을 정리해 나갔다. 


지출은 예상대로 거대했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그래도 겁냈던 것보다는 야금야금 돈이 벌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주 한 주 포트폴리오이자 상품을 쌓아나가면서 미약하게나마 나의 파이프라인이 작동하고 있다는 뜻으로 느껴졌다. 


정말로 하기 싫은 일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또 이렇게 조그마한 위로를 얻게 된다. 


수중에는 석 달 정도를 버틸 돈이 근근이 이어지고 있다. 


어찌 저지 석 달짜리 시한부 인생을 연명하는 기분이다. 


그럼에도 어찌어찌 꾸역꾸역 이어지고 있음에 감사해야겠지. 


핸드폰을 바꾸느라 수명이 단축되어 약간 조급해졌다. 


바꾸지 말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이젠 늦어버린 후회를 살짝 해보지만, 그래도 바꾼 폰이 너무 예쁘니까 힘내보자. 



수입까지 줄여가며 하고 있는 일은, 카카오톡 이모티콘 제안이다. 


한주에 한 개를 목표로 열심히 제안한 지 이제 3주 정도 됐다. 


한 개는 떨어지고 수정해서 다시 올렸고, 지난주에 새로운 걸로 하나 더 제안했다. 


이번주에 하나 더 해야 되는데 이게 결코 쉽지가 않은 일이다. 


다만 이게 승인이 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승인이 나더라도 상품화되고 판매개시가 되기까지 6개월 정도나 걸린다고 한다. 


지금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돈이 벌리는 건 내년이나 될 거란 이야기.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돈을 버느라 미래의 돈을 포기하고 싶진 않다. 


이모티콘을 만들며 많은 공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억지로라도 공부를 하게 되니 실력도 늘고 아는 것도 많아진다. 


한주에 돈 되는 일(기존에 하던 일) 한 가지, 돈 안 되는 일(이모티콘 제안) 한 가지씩을 번갈아 하면서 차근차근 가볼 생각이다.


하나씩 하나씩 쌓여서 길이 되겠지. 노력은 배신하지 않을 거야. 


그런 믿음으로 견디며 나아가는 시간들은, 조금 우울하긴 하다. 


어디까지 가야 할지 앞도 끝도 잘 보이지 않으니까. 


우울하면 일어나서 걷고 떡볶이 먹어가면서, 그렇게 뚜벅뚜벅 가보자. 


힘내자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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