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행복이 별거냐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감정, 그리고 그로부터 얻은 심리적 통찰을 바탕으로 구성된 에세이입니다.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처리되었으며, 실제 인물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본문은 사실을 단정하거나 특정 개인, 단체를 지칭, 비난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없습니다.). 인물, 장소, 관계, 시점, 상황의 일부는 가명, 합성, 변형되었으며, 식별 가능한 세부 사항은 변경되었습니다.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는 순전히 우연입니다.
저자는 타인의 명예나 사생활을 침해할 의도가 없으며, 본문의 해석은 저자의 주관적 성찰임을 밝힙니다. 이 책은 유사한 경험을 지닌 독자에게 위로와 통찰을 전하기 위한 진솔한 기록입니다. 본문에는 가족 내 학대와 상실 등 트라우마를 환기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을 읽으실 때 스스로의 마음을 가장 우선하시고, 불편함이 느껴지면 언제든 읽기를 멈추셔도 괜찮습니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과거를 고발하려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에게 공감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책은 특정 인물이나 집단을 비방하거나 공격하려는 목적이 아닌, 개인의 성장과 치유의 여정을 기록하고자 한 성찰의 결과물입니다. 이 기록이 비슷한 경험을 가진 누군가에게 살아갈 용기와 희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남편은 배고프거나, 힘들거나, 외롭거나, 아플 때면 제일 먼저 나와 집이 떠오른단다. 그에게 집은 치유와 쉼의 장소이고, 그 안에서 남편의 입맛에 맞춘 요리를 하는 나는 남편에게 가장 좋은 친구다. 내게도 남편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이자, 가족이다.
그런 사람과 매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매일 아침과 밤, 하나님께 “내게 주신 복이 차고 넘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감사 기도를 드린다. 내게도 이런 복이 주어졌다는 사실이 놀랍고, 매일 감사하다.
주말에는 남편과 도란 도란 대화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한다. 그저 하루 동안 함께 있는 시간들이 소중하다. 살다 보니 좋은 것들이 삶에 하나씩 채워진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마음도 여전히 있지만, 지금의 삶만으로도 충분히 충만함을 느낀다. 성과형 인간인 내가 이럴 수도 있구나. 싶다.
언젠가 들었던 강의 중 이런 말이 있었다. '행복한 결혼과 결혼 생활을 하려면, 스스로를 잘 알아야 한다.' 결혼을 하고 나서야 그 말의 뜻이 얼마나 깊은지 알게 되었다. 정말 우연히 나는 나와 꼭 맞는 사람을 행운처럼 만나 결혼했다.
과거에 한 친구가 “결혼이 꼭 행복한 건 아니야.”라고 말하며 “연애랑 결혼은 달라."라고 했던 적이 있다. 그러면서 요즘 시대에는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며 내 결혼을 만류했다. 그때는 그 말이 왜 그렇게 서늘하게 들렸는지 몰랐다. 지금도 가끔 그 친구의 말이 떠오르면 '무슨 마음으로 그런 말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말을 한 친구는 결혼을 한 상태라서 더 이해되지 않았다. 10년 넘게 남편과 연애한 내게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니. 그때 결혼을 미루거나, 남편을 보냈다면 나는 오늘의 행복을 영원히 몰랐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철렁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와 꼭 맞는 상대를 만나고, 또 내가 상대에게 꼭 맞는 사람이 되는 일은 참 어렵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30년 가까이 각자의 세계에서 살아오다 하루아침에 한 집에서 함께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서로를 배려하고, 조금 더 상대를 위해 마음을 내면 불편함도, 속상함도 넉넉히 품을 수 있다.
나는 남편에게 받은 게 너무 많아 돌려주고 싶고, 더 많이 주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한다. 내 세상에 와준 남편, 그리고 남편을 내게 보내주신 하나님.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감사하며 산다. 남편을 위해 내가 조금 더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하곤 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남편 입맛에 맞는 집밥을 고민하고 완성해 가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집 밥을 하는 일이 참 소중하고, 감사하고, 행복하다. 무엇을 만들든 잘 먹어주는 남편에게도 고맙다. 서로에게 정서적 안식처를 줄 수 있는 상대가 되어주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오늘도 우리의 이야기는 식탁 위에서 조금씩 매일 자라가며, 행복을 쌓아가고 있다. 오늘도 잘 먹고, 잘 놀고, 잘 쉬자. 남편. 고마워. 사실 남편 해 준다고 요리를 한 덕분에 내가 더 잘 먹고 있다. 남편이 아니었으면 간장, 고추장에 밥 만 비벼 대충 먹었을 내가, 남편 맛있는 걸 해 주려다 내가 맛있는 걸 매일 먹게 됐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인생은 여러가지 면에서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서체 : 네이버 나눔 명조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