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아이

어른이 된 우리에게 필요한 건

by 나린

언젠가 어른이 되면…?


어릴 적, 어른이 되면 뭔가 대단하고 근사할 줄 알았다. 밤늦게까지 깨어 있어도 되고,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멋진 가방을 들고 지하철을 타면 다들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밤늦게까지 깨어 있으면 다음날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아이스크림은 위가 더부룩해서 반도 못 먹고, 멋진 가방은 카드값 고지서와 함께 도착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멋진 자유’를 얻는 대신, ‘묵직한 책임’을 짊어지는 일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마음속의 아이는 여전히 살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 안의 아이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여전히 빗방울이 창문에 톡톡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면 창문 너머 세상이 동화처럼 느껴지고, 길가에서 풍선을 보면 괜히 발걸음이 느려진다.

주머니 속에서 잊고 있던 사탕을 발견하면, 회의 중에도 몰래 미소가 번진다.


이건 아마도, 동심이란 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면 깊숙이 숨어 있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어른이 된 우리는 그 아이를 너무 오래 방치해 두게 다.


어른의 껍질, 아이의 눈


우린 매일 아침 지갑과 휴대폰을 챙기듯, 이성과 체면도 챙겨 나간다.

하지만 가끔은 그 두 가지를 살짝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다. 남들이 보면 조금 우스울 수도 있게

길가의 고양이에게 “안녕?” 하고 말을 걸어보거나, 버스 창문에 김이 서리면 거기에 얼굴 그림을 그려보는 일들.


그런데 이런 행동들에 세상이 갑자기 한 톤 밝아지게 만들고, 마음이 마치 처음 풀린 풍선처럼 가벼워지게 되는 걸 경험한다.


동심을 다시 꺼내는 방법

는 이렇게 해본다.


아침에 출근길, 이어폰 대신 새소리 듣기

마트에서 꽃집 앞에 잠깐 서서 꽃향기 맡기

어릴 때 좋아했던 만화 한 편 보기

길가의 어린이가 불어 내는 비눗방울을 끝까지 쫓아가기


이건 거창한 취미나 계획이 아니다. 그냥 나를 웃게 하는 일을 눈치 보지 않고 하는 것이다.

이런 작은 행동들이 모여, 나를 다시 아이 시절이던 동심을 찾게 만들어준다.


어른이 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리는 이제 누군가의 부모이고, 상사이고, 혹은 동료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여전히 누군가의 아이이다.

그러니 너무 무겁게만 살지 말았으면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아이의 마음을 버리는 게 아니라, 그 마음을 잘 간직한 채 어른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믿고 싶으니까.


오늘의 바램


오늘 하루, 나는 이렇게 다짐해 본다.

세상을 여전히 신기하게 바라보고,

사람들의 말속에서 진심을 먼저 느끼고,

사소한 일에도 크게 웃는 사람으로 살자고.

그 순간 어른의 삶이 조금 더 가볍고, 조금 더 행복해질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