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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인 Mar 23. 2024

기도하는 새벽 여인

동트기 전 여인이

주님 앞에 두 손 모으고 앉았다


주님을 사랑합니다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이 나의 생명이십니다


여인의 매일 같은 고백을 받으시고

주님은 매일 다른 응답을 주신다


너 요 며칠 아들 녀석에게

내가 가르치지 않은 방식으로 꾸중하더라

아들에게 가서 사과하렴


남편이 편찮으신 김집사님께 전화해 볼래?

내게 너의 손길이 필요하단다


혼자된 네 친구 아들이 초등학교 가잖니

그 아들에게 멋진 책가방을 선물해 주렴

네게 이미 그 값을 내가 치렀다는 걸 넌 알지?


남편을 섬기렴. 더 사랑하고 더 아껴주렴

내가 네게 넘치는 사랑을 선물했잖니?

그 은혜를 누리렴


오늘은 나라를 위해 기도해 줄래?

내가 새세상을 선물로 줄 거야

그날을 꿈꾸고 열망하렴


하나님은 새벽마다 드리는 여인의 사랑고백에

날마다 다른 응답으로 찾아오신다



며칠 전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종종 얼굴을 보며 지내던 찬영이 엄마를 만났습니다. 특별한 용건은 없었지만 집으로 초대해 주었습니다.


어찌 된 연유로 만나자고 했는지 찬영이 엄마가 이야기해 주었지요. 오늘 새벽 기도 중에 제가 떠올랐대요. 그래서 하나님께서 떠올려주신 거라 생각하고 제게 연락을 했다지요. 그저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찬영이네  집으로 가자니 뭘 좀 선물로 사갈까? 생각했습니다. 머릿속에 푸짐한 빵들이 떠올랐어요.

저는 빵집에 가서는 가장 이쁜 빵을 사고 싶어서 케이크를 샀습니다.


제 손에 든 케이크를 보고는 찬영이 엄마는 기도하며 기다렸노라. 오늘 이 만남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면 제가 빵을 선물로 사 오게 해 주세요. 저는 생각했지요. 내가 빵을 사가야겠다고 생각을 하던 그때 찬영엄마가 기도했었구나.


네 명의 사내아이를 키우는 찬영이네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기저귀를 찬 막내가 낯선 손님에 엄마를 뺏길까 안달이난 눈치도 있었지요. 고 녀석 제가 인사하고 집을 나설 때 어찌나 힘차게 인사하던지요. 사랑 많은 엄마와 좋은 시간 보내라 속인사도 하고 나왔습니다.


찬영이 엄마의 일상은 단순해 보였습니다.

밥하고 집안 정리하고 아이들 돌보고.

그 일상은 그러나 쉽지 않고 반복이 주는 무료함이 어떨 때는 벅찰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연신 기쁨 가득, 사랑 가득한 네 아이 엄마를 마주 하고 앉았자니 감동이 밀려오더군요.


모든 이의 일상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정말 살리는 살림을 하고 있는 찬영이의 엄마의 살림은 더욱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우리는 두어 시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대화의 시간에 하나님께서 함께하셨던 것 같아요. 그날 이후, 생각날 때마다 찬영이네와 특별히 찬영엄마를 위한 기도를 합니다.

'새벽마다 하나님과 대화하며 살아가는 한 여인의 삶이 이렇게 반짝이는구나!'

생각하며 제 몫의 삶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시의 기도와 응답은 제 이야기로 각색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한 분이시고 사랑의 모습으로 찾아오셨으리라 믿어요. 저와 찬영 엄마에게 찾아오시는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새벽마다 자기만의 공간에서 기도하는 이 땅의 여인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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