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유노이아, 이야기가 열리다

by 장유미 변호사

“그래도 라는 섬이 있다 /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

— 김승희, 「그래도 라는 섬이 있다」 중에서




이야기는 유노이아의 문을 두드리는 그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상담실에서 마주한 첫 장면들은 늘 비슷했습니다. 낯선 장소에 들어선 분들의 눈빛은 망설임과 불안함으로 채워져 있었고, 무거운 입은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상담 시간이 흐르며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어두웠던 얼굴에는 작은 빛이 스며듭니다. “그래도, 해볼 수 있겠다”는 희망이 피어나면서, 상담실은 어느새 새로운 출발의 공간으로 변했습니다. 닫혀 있던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올 때, 그 이야기는 더 이상 혼자만의 고통이 아닙니다. 함께 나누는 순간, 그 속에서 이겨낼 힘이 싹트고, 다시 걸어갈 용기가 생깁니다.


이 연재에 담고자 하는 것도 ‘바로 그 순간’입니다. 판결문이나 결과가 아닙니다. 다시 열리는 목소리, 되살아나는 미소, 그리고 닫힌 마음을 열고 다시 빛을 찾는 과정입니다. 누군가는 이 글 속에서 자신의 상처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글은, 누군가의 고통을 드러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피어나고 펼쳐 나가는 삶의 가능성을 기록하기 위한 것입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와 위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는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을 것입니다.


저는 변호사이지만, 동시에 이야기를 기록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법의 잣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생의 무게를, 이야기라는 그릇에 담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상담실을 나서며 다시 웃음을 지었던 얼굴들, 그 미소들이 제게는 오래도록 빛나는 등불로 남아 있습니다. 그 불빛이 모여 유노이아라는 이름을 지탱하고, 더 많은 마음을 열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이야기가 열립니다.


유노이아 법률사무소, 장유미 변호사 입니다.



법과 삶, 그리고 문학이 만나는 자리.

한 편의 시와 한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유노이아의 법률 에세이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