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멋들어진 계획과 스마트한 기획, 정교한 일처리. 좋은 일이다. 그러나 상황의 변동과 상관없이 모든 것을 고정된 매뉴얼대로 처리하며 그것에 집착한다면 어느 순간 잔챙이가 되어 있는 자기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설령 어느 특정 순간에는 완벽한 계획, 완벽한 판단이었다고 할지라도 그 시점을 지나면 대부분의 생각은 무용지물이 되게 마련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그것에 집착한다면 그저 지엽적인 사안에 매몰되어 있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갈 뿐이다.
거시적인 시야로 끊임없는 흐름의 변동을 모두 포괄할 수 있을 만한 거대한 계획을 세워라. 너무도 거대하여 위로는 유리천장이 없으며, 아래로는 수심이 너무도 깊어 헤아릴 수 없고, 양 옆으로는 아무런 경계선 없이 광할한 벌판이 펼쳐져 있을 것만 같이. 나의 편의를 위해 세워둔 계획이 단단한 장벽으로 변하여 내 앞 길을 가로막지 못 하도록. 물 흐르듯 유동적인 거대한 계획을 실천하면서 끊임없는 변화의 흐름을 온 몸으로 느끼고, 그에 맞게 대응하면서 짜릿한 희열감을 맛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