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우리는 보통 사람을 보는 안목을 키우려고 노력하지만, 남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만큼 자기의 내면을 성장시킬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외적인 안목보다는 내적인 성장이다. 자기 내면의 성장 없이 외적인 안목만 키운다면 나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한 이중잣대를 적용하기 십상이다.
자기의 내면이 성장을 이루면 내면의 범위 만큼을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게 되므로 외적인 안목은 자동적으로 키워지게 마련이다. 자식의 행동양식이 부모의 눈에는 한 눈에 파악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눈높이가 높은 사람의 눈에는 눈높이가 낮은 사람의 생활양식이 한 눈에 보인다. 반대로 눈높이가 낮은 사람의 눈에는 눈높이가 높은 사람의 시야가 포착되지 않는다. 그를 단편적으로 바라봄으로써 그의 개성을 파편화시켜 조각낼 뿐이다(이런 이유로 눈높이가 높은 사람이 자기보다 낮은 안목을 가진 사람을 만날 때는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다).
성장 없이 안목만 키운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그 안목은 사실 자기 기만에 불과하다. 상대방의 핵심을 간파하지 못하고 피상적인 부분만을 보면서 판단하는 파편적인 안목에 불과하다. 사람은 자기의 내면의 크기만큼만 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설령 소 뒷걸음질치다 쥐잡는 것처럼 비교적 정확한 판단을 내렸다고 할지라도 본인의 성장 없이 눈높이만 높은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의 눈에는 그저 주제를 모르는 사람으로 비쳐질 뿐이다. 성장 없이 안목만 키운 사람은 자기의 치명적인 결점과 똑같은 결점을 남에게서 발견했을 때 이를 맹렬히 비난하는 이중잣대를 보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 자는 타인을 혐오함으로써 자기를 혐오하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타인의 결점이 곧 자기의 결점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