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과 문화는 개체의 행복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합일

by 메모

인간은 과학진화론에서 논하는 본능과 문화심리학에서 논하는 문화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 특정한 사고를 하고, 특정한 감정을 느끼며,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된다. 인간은 마치 실에 매달린 꼭두각시 인형처럼 본능과 문화의 콜라보에 의해 교묘하게 조종되는 자동인형이다. 각성하지 못한 상태인 대부분의 인간에게 있어 자유라는 관념은 그저 기만적인 자유로써 서글픈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서 ‘결정했다’고 여겨지는 무수한 방향성들이 사실은 본능과 문화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결정되었을’ 따름이기에. 더 서글픈 사실은 대부분의 인간이 ‘본능’(DNA적 명령)에 의한 말과 행동을 ‘자유’라고 여긴다는 점이다(문화라고 불리는 집단적 명령에 대하여는 다소간 저항하는 측면에 있다고 하더라도). 자기 자신이 무엇인가로부터 명령받고 있으며, 그 명령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다.

다만 본능과 문화의 상호 작용은 인간을 여러 갈래의 수동적인 방향으로 인도하지만, 인간은 유도된 여러 갈래의 길 중 특정 방향성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선택할 자유가 있다. 그에게 용기와 저항의지만 있다면. 다수에게 거역할 용기와 명령에 저항할 의지력만 있다면. 그것을 갖춘 인간만이 진정으로 주체적인 삶을 설계해 나갈 수 있으며, 나아가 진정한 자유에 한층 더 다가설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인 자유 아닌 자유, 진정한 행복인 행복 아닌 행복에 도달하고자 한다면. 무념무상의 경지에 올라서고자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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