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일
대기만성(大器晩成), 큰 그릇은 늦게 완성된다는 뜻이다. 여기서의 만(晩), 즉 ‘늦게’는 어느 정도 늦는다는 것을 뜻하는 것일까? ‘초역, 노자의 말’을 편역한 번 코우스키의 노자 해석에 의하면 ‘늦게’는 어느 특정 시기를 이르는 말이 아니다. 평생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는 뜻이다. 인간의 인식구조는 그 내재적 특성상 분열을 근간으로 한다. 때문에 완성이라고 여겨지는 곳에 다다르는 즉시 곧 분열을 일으킨다. 여기서 생긴 모순을 통합시켜 세계관의 크기를 키우는 즉시 곧바로 또다시 분열을 일으킨다. 이런 식으로 인간의 정신은 분열과 통합을 반복하면서 끝없이 나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정신은 ‘늦게’ 완성될 수밖에 없다. 인간은 원래 그런 존재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