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할매도

이익의 최적화

by 메모
분할매도 : 현 보유주식의 25%씩(1/4 토막) 분할매도 수량 계산 - 분할매도 타점 단계별 시나리오 구성 - 각 단계별 이벤트 발생시마다 현 보유량의 25%씩 분할매도


앞에서 서술했던 나의 홍콩 증시 투자 스토리를 계속 이어나가 보자. 나는 2024년 상반기 홍콩 증시 바닥권에서 6개월의 매수기간을 설정하여 분할매수를 시작하였다. 앞에서 내가 매도 시점으로 예상했던 시기를 다시 한번 상기해보자.


“2024년 하반기 내가 기다리던 미국의 금리 인하 소식이 들려왔고, 곧 이어 예상대로 시진핑은 중국시장과 자기의 정치적 생명에 대한 심폐소생을 위해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하였다. 이 때를 기점으로 하여 홍콩 증시를 비롯한 중국 증시 전반이 급등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구상한 시나리오가 딱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나는 분할매수기간 중 어느 시점에서 2024. 10. 1.자 캘린더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홍콩 증시 매도할 것.” 나는 왜 하필 2024. 10. 1.자를 매도시점으로 설정한 것일까? 미국의 금리 인하 예상 시기는 9월이었고(물론 처음부터 9월을 예상한 것은 아니었고 경제뉴스를 지속해서 추적 관찰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 시기는 11월이었다. 나는 11월 트럼프가 당선될 것을 가정하고 홍콩 증시의 동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트럼프 당선을 가정한 이유는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을 분석한 결과이지만, 지면 관계상 그것이 당시 대중의 집단적 심리 흐름이었기 때문이라고 해두자). 9월에 미국이 금리 인하를 한다면 시진핑은 중국의 경제를 되살려 자기의 정치적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다. 대중은 우두머리양인 대중매체의 천둥소리에 현혹될 것이 분명하므로 홍콩 증시는 급등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11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트럼프의 자국우선주의 정책의 가장 큰 희생양은 중국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므로 홍콩 증시는 다시 가라앉기 시작할 것이다. 9월에 반등하기 시작하여 11월에 가라앉는다면, 대략 그 중간 정도의 시기인 10월 초가 홍콩 증시의 ‘단기 최고점’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므로 2024. 10. 1.자를 홍콩 증시 투자의 화룡점정의 시기로 점찍어 두자.


어떤가? 아름다운 시나리오 구성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 결과는 어땠을까? 나는 내가 구성한 아름다운 시나리오대로 칼같이 2024. 10. 1.자로 매도를 하여 수익률이 80%가 넘는 막대한 수익실현을 달성하였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나는 인간의 비합리성을 간과한 것이다. 나도 비합리성을 본능으로 탑재한 인간이었다는 치명적인 사실을. 나는 안타깝게도 내가 설정해두었던 2024. 10. 1.자까지 버티지 못하고, 홍콩 증시가 반등하기 시작하던 2024년 9월 초에 포지션을 모두 청산하였다. 당시 내 수익률은 대략 25% 정도였다. 만일 내가 아름답게 설계된 시나리오를 기계처럼 준수했다면 내 수익률은 80%가 넘어갔을 것이다. 나는 당시 스스로의 우둔함을 탓하면서 마인드컨트롤 실패 원인에 대해 분석하였다. 인간의 비합리적인 심리 흐름을 컨트롤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명상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려야 하나? 혹은 내가 설정한 매도 시점이 될 때까지 증권사 어플을 지워야 하나? 과연 이러한 방법으로 인간의 비합리적인 심리 흐름을 통제할 수 있을까?


나의 결론은 ‘인간의 비합리적인 심리적 흐름은 통제할 수 없다’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름다운 계획을 설계해둔다고 한들 정작 그것을 실행할 수 없다면 그림의 떡일 뿐이며, 오히려 헛헛한 마음만 더 생길 것이 아닌가. 나의 선택은 ‘전략의 수치화’였다. 한번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스토리 구성을 생각해보자. 당신은 아프리카 기아에 대한 기부를 유도하기 위한 기획자이다. 첫 번째 스토리 구성은 아프리카 기아의 굶주린 모습과 부모의 눈물, 아이의 눈에서 생기가 사라지며 죽어가는 모습, 아이에게 달라붙은 파리의 모습이 영상에 비춰진다. 두 번째 스토리 구성은 아프리카 기아의 연간 아사율이 도표로 나타나며, 연간 아사자가 수백만명에 이른다는 통계자료이다. 대중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두 번째 스토리일까? ‘아사율이 저렇게 높으며, 아사자가 수백만명이라고? 어찌 이렇게 처참할 수가!’ 대중이 과연 두 번째 스토리를 보면서 이런 반응을 보일까? 대중은 첫 번째 스토리에 반응한다. 대중은 전체의 처참한 ‘수치’에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절절한 ‘사연’에 반응을 보인다. 인간의 심리는 수치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본능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인간의 심리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정보를 수치화시켜 버리면 된다. 수치화된 정보는 인간에게 별다른 감흥을 일으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인간의 비합리성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은 바로 수치화였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매도를 하고 싶은 본능이 발생할 때 그것을 매도하는 비율을 정하는 문제였다. 만일 분할매도의 비율을 50%로 설정한다면? 다시 위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나의 홍콩 증시 투자의 결과는 결과적으로 25%의 수익률이었다. 나는 그 때 어느 특정 시점에 몰빵 매도를 하였을까? 아니다. 정확히 수치화시켜 두지는 않았지만 나는 나름대로 분할매도를 하고자 분투하였다. 추후 더 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봤을 때 분할매도 비율을 50%로 설정해두면 내가 당시 저지른 실수와 별반 다를 바 없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분할매도의 비율을 10%로 설정한다면 어떨까? ‘분할매수의 매수기간은 장기간의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분할매도의 매도기간은 단기간의 순발력이 필요하다’는 명언을 기억해두자(물론 나의 격언이다). 분할매도의 비율을 10%로 설정해두면 자칫 매도타이밍을 놓칠 위험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결론은 25%였다. 매도하고자 하는 주식의 현 보유주식수를 계산하여, 그것을 매도하고 싶은 본능이 올라올 때마다 현 보유주식의 1/4토막씩만 매도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설정한 황금률이었다. 홍콩 증시 투자는 결과적으로 화룡점정을 찍지는 못했지만, 향후 나의 투자 인생의 밑거름이 되는 소중한 통찰을 나에게 부여해주었다.


만일 내가 ‘미국의 금리 인하로 인한 중국의 부양책 발표 시기와 미국 대통령 선거 시기 중간에 매도하자’는 식의 두루뭉술한 매도 타점을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 구성으로 구체적인 이벤트 발생 조건들을 미리 매도 타점으로 설정하고, 각 조건 달성시마다 단계별로 분할매도를 할 전략을 세웠다면 어땠을까? 가령 이런 식이다. 미국 금리 인하 시 홍콩 증시 1차 분할매도 - 중국 부양책 발표 시 홍콩 증시 2차 분할매도 - 중국 부양책 발표 후 기대감 전염 시 홍콩 증시 3차 분할매도 - 미국 대통령 당선에 관한 불확실성 전염 시(하락 각오할 것) 홍콩 증시 4차 분할매도. 위 단계별 조건을 미리 시나리오로 구성해두고, 각 이벤트 달성시마다 기계적으로 분할매도를 하였다면 나의 수익률은 비약적으로 상승했을 것이다. ‘전략의 구체화’와 ‘전략의 수치화’가 동시에 작용하며 인간의 비합리성을 대폭 통제해 주었을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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