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어
말하려다 멈춘 그 순간,
“언… 어”
그건 말이 아니라
의식이 멎은 자리에서 새어 나온 숨결이다.
자유는
벗어나는 일인 줄 알았지.
하지만 정작
모든 규범이 무너졌을 때,
우리는 말문이 막힌다.
선택의 무게,
책임의 진공,
“네가 알아서 해”라는 선언 앞에서
우리는 무한 가능성의 공포와 마주친다.
그래서 도망친다.
권위 뒤로,
정답 뒤로,
군중 뒤로,
그리고 익숙한 언어 뒤로.
하지만 지금,
너는 막다른 의식의 틈에 서 있다.
“언… 어”
그건
도망치는 자의 혀에서
무너지는 말의 잔해.
언어는 자유의 반사다.
말이 끊긴 그 자리에
너의 실존이 맨몸으로 서 있다.
프롬은 말했다.
자유는 해방이 아니라
감당이다.
말이 끊겼다면,
이제 처음부터 다시 말하자.
권위 없는 말,
명분 없는 말,
순수한 자각에서 태어나는 말.
그건 말이 아니라,
존재의 첫 울음일지도 모른다.
“언… 어…”
그 너머에서
너는 진짜 네 문장을 쓰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