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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꽃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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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새 May 17. 2024

장미에 반함

장미 목록표를 만들어 보다

  첫 장미가 피었다. 누군가에게서 나눔 받은 장미 같은데, 이름표가 없었다.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사하라 장미라고 한다.

 사계넝쿨장미라고 소개되어 있으니 아치나 오벨리스크에 올려야 할 것 같다.

  꽃 중에 장미를 제일 좋아했지만, 아파트에서는 장미를 키울 수가 없었다. 사놓으면 한 달도 못 가 병이 생기거나 시들어 버려 키우기를 포기해 버렸다.

 작년 주택으로 이사 오면서 당연히 장미를 많이 심었다. 카페에서 나눔 받기도 하고, 삽수를 받아 삽목을 많이 했다.

 삽목을 처음 하는데도 운이 좋았는지 많이 성공하여 대부분 나눔 하고 한 종류에 하나씩만 심었다.

 작년에 토질이 안 좋아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였기 때문에, 3월에 유박을 사다가 화단 전체에 뿌렸다. 월동에 도움이 되라고 낙엽을  구해서 뿌려준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올해 장미의 세력이 대단하다. 새순도 많이 나오고, 꽃봉오리도 많이 생겼다.

 잘 몰라서 겹이 많은 장미를 시든 것으로 착각해서 꽃을 잘라버렸다. 그런데, 첫 꽃은 잘라주어야 좋다는 말도 있기는 하다.

 아까워서 물에 담가 놓았는데, 아직 싱싱하다.

 비 오기 전에 만개한 장미를 네 송이 잘라다가 꽃꽂이를 했다.

 전원주택에서 장미를 키워서, 내가 키운 장미로 꽃꽂이해보는 게 로망이었는데.

이사 올 때 수반은 버리고 침봉만 가지고 왔다.  꽃병은 있는데, 장미를 짧게 잘라서 면기를 가져다가 우선 꽂아놓았다. 예쁜 수반을 한 두 개 사놓아야겠다.

 장미 지도를 그리고, 장미 목록표도 만들어보았다.

 장미 이름을 모르는 것도 많고, 아는 것도 넝쿨인지 관목인지 모르고 심었다.

 목록표에서 확인해 보니 어떤 곳은 노란색만, 어떤 곳은 분홍색만 모여 있기도 했다.

 여러 가지 꽃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꼽으라면 단연 장미다.

  장미를 좋아해서 중랑천과 곡성 장미 축제를 가기도 했다. 남편이 사진 찍기를 좋아해서  많이 찍어서 '꽃 찾아 여행' 글을 쓰기도 했다.

 이제 집에서 팡팡 터지는 장미의 축제를 즐길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아침마다 꽃봉오리가 얼마만큼 벌어졌나 탐색하듯 하나하나 살피며 다니는 재미가 있다. 잎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 먹는 일이 있을까 꼼꼼하게 챙겨봐야겠다. 작년에는 잎을 갉아먹는 애벌레가 꽤 많았는데,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진디물약은 예방 차원에서 4월에 한 번 뿌려주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친환경 약제를 뿌려줄 생각이다.

 장미가 집에 있어서 참 좋다. 장미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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