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수목원야생화

야생화정원 털부처꽃

by 세온


작년 추석 다음 날인 9월 22일 수목원을 찾았다가 헛걸음을 했다. 추석 뒷날은 하는 줄 알고 갔었는데 휴관하는 바람에 입구에서 돌아 나오는 수밖에 없어서 서운했었다.

8월 6일 토요일 무더운 여름의 한가운데, 7월 28일~8월 7일까지 열리는 봉자페스티벌에 맞추어 백두대간수목원을 찾았다. 이번에는 무사히 입장을 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하고 있다. 백두대간에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33%가 서식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백두대간의 산림생태계 보전 및 복원을 위해 조성된 곳이라고 한다. 중점 조성지구만 206 ha, 휴양 관광을 위한 생태 탐방지구까지 포함하면 총면적 5,179 ha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이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가장 크고 긴 산줄기라고 한다. 왜 여기에 백두대간수목원이 조성되었는지에 대한 답은 아래 안내판을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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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볼트'라는 야생식물종자 지하터널형 영구 저장시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언젠가 TV에서 방영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바로 그 시드볼트가 이곳에 있다고 한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연구는 크게 두 가지로 첫째는 백두대간 보전 연구인데, 덕유산이나 태백산의 아고산 침엽수종 보전 연구도 이곳에서 하는 모양이다. 또 한 가지는 시드뱅크 운영을 포함한 야생식물, 종자 연구라고 한다.

봉자페스티벌은 봉화 자생꽃 페스티벌의 줄인 말이다. 시골스러운 이름 '봉자'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친근하고 익살스런 분위기의 축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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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비는 무료. 입장료는 성인 기준 5,000원이고, 어린이는 3,000원이다. 만 65세 이상은 무료다.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추석 당일은 휴관이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9시 입장이라 조금 기다렸다.

방문자 센터의 실내 모습이다. 관련된 몇 가지 전시물이 있었고, 화장실, 식당까지 있어서 이용하기 편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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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센터 건물에서 수목원 입구 쪽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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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단에 있는 예쁜 꽃들이 먼저 인사를 한다. 마치 대표 식물들처럼.

SE-e3c602b6-61d8-4c8e-9e81-38b868e8eb1b.jpg?type=w1 참으아리
SE-5054eb95-c77c-4104-9879-0b276b354e9c.jpg?type=w1 긴산꼬리풀
SE-d0a5130a-0bd9-49ec-9eec-ee22bcf61498.jpg?type=w1 부처꽃

입구 다리 위의 분홍색 천이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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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꽃의 대표인 목수국과 백합이 보인다. 백합은 종류가 참 다양하다.

SE-4dfc07b8-60a4-4262-817b-f8e1c02eaa29.jpg?type=w1 목수국
SE-ceb7d970-4894-4fa4-9232-1dd49f00bea0.jpg?type=w1 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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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수목원에는 호랑이가 살고 있다. 그래서 곳곳에 호랑이에 관련된 조형물이 많다. 앉아 쉬는 의자도 익살맞은 호랑이와 함께다. 표정이 무서웠으면 앉고 싶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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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표가 있는 것은 이름을 알 수 있었지만, 다 있는 게 아니라서 어렵다. 이름을 몰라서 소개하지 못하는 꽃이 많다.

SE-1f0fba7a-4cc3-431f-995d-8d93e165a239.jpg?type=w1 안젤로니아
SE-39176c20-42dc-4be4-ace2-ee1647cf1fac.jpg?type=w1 분홍 가우라

가우라도 모여 피니까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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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두 량을 연결한 전기기차이지만 레일이 없다.)을 타고 출발해서 걸어 내려오는 방법과, 먼저 걸어가서 트램을 타고 내려오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좀 더 선선할 때 걸어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먼저 걷기로 했다. 트램 탑승 요금은 편도 1,5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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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터인 숲에서는 여러 가지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모양이다. 아이와 같이 오시는 분들은 참여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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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광장 - 원추리원 - 수련정원 - 장미정원 - 돌틈정원 - 고산습원 카페 - 호랑이숲! - 자작나무원 - 암석원 - 야생화언덕 - 단풍식물원 - 트램 탑승(단풍식물원역 트램 승차 - 트램출발역 하차)으로 트레킹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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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조성된 화단에는 여러 가지 초화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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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6일 (99).JPG
8월6일 (101).JPG 버들마편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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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이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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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조형물이다. 검색해 보니 '백두랑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졌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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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산할아버지도 있었다. 포토존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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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는 이제 끝물이다. 거의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는 중이다. 외래종이 많이 식재되어 있었다. 국내 토종 원추리는 7월이 피크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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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식물원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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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b224894-826d-45d4-9408-1cc1781092b6.jpg?type=w1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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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0d5f1b4-df13-4bf9-9274-d872d4533510.jpg?type=w1 빅토리아수련 잎
SE-5aa01066-694f-4f5b-b3fb-a101e3471951.jpg?type=w1 홍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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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0cffb79-9619-4146-9300-8eb94b9c30cb.jpg?type=w1 솔잎금계국

여름의 효자 꽃 에키네시아. 에키네시아도 색이 다양하다.

SE-c3c4507e-186b-4c6f-b8f0-86bf5f3ca6bb.jpg?type=w1 에키네시아

장미 정원에는 꽃이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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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은 마타리의 계절이다. 금빛 색감이 강하다.

SE-1688d544-f2cb-4f4b-8919-d901f4185290.jpg?type=w1 마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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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초향도 피기 시작한다.

SE-da2ab035-501e-45d3-aac0-33068c960dfa.jpg?type=w1 배초향
SE-5a1233f8-1eae-43ac-98e4-b15b7b2e53fd.jpg?type=w1 노루오줌
SE-56e64725-beea-4347-b064-3a4ce2c0d395.jpg?type=w1 톱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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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잠자리는 엉겅퀴 위에 쉼을 허락받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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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96a02f91-f05e-4423-bf74-13ad644b5414.jpg?type=w1 긴산꼬리풀

호랑이 모양의 트램이 보인다. 트램출발역에서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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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가 모두 돌배나무다. 봄에 하얀색 꽃이 피었을 때 장관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배가 주렁주렁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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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틈정원에 도착했다. 돌 틈에 식물들을 심은 정원이다. 쉼터도 있어서 더위에 지친 탐방객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쯤에서 지친 탐방객들이 많이 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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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괜찮으니까 그냥 통과한다. 숲길로 갈까 하다가 오른쪽 길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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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로 갔다면 만나지 못했을 멋진 친구를 만났다. 얼마 전 '산꿩의 다리'를 검색하다가 알게 된 '금꿩의 다리!'다. 금꿩의 다리라고 해서 노란색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긴 수술이 황금색이라 '금꿩의 다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블로그 이웃의 글에 자세한 설명과 함께 올라온 사진을 보고 익혀두긴 했는데, 실물을 볼 줄이야! 귀한 야생화를 만나서 정말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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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을 타는 역에 무지개색 양산이 있었다. 사진 찍을 때 좀 더 예뻐 보이라고 빌려 쓰고 다니는 중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내가 사용하는 양산보다는 햇빛을 덜 막아주는 느낌이다. 내 양산은 작지만 안쪽이 검정색으로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것인데, 빌려온 것을 안 쓸 수는 없어서 계속 들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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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꽃도 찍어보았다.

SE-07f99b55-c4bc-42c3-96f9-4d2f303afce3.jpg?type=w1 싸리나무
SE-89cf804a-00aa-432d-8213-f2056079c6bd.jpg?type=w1 꼬리조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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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발자국을 도로에 그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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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습원 가까이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는 배고프고 목마르면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약간의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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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재미있는 사위질빵도 만났다. 사위 아끼느라고 짐을 덜 지게 한 장모님 덕분에 가벼운 짐을 지게 된 사위를 놀리는 이야기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짐이 너무 가벼워서 이 나무 덩굴로 질빵을 해도 끊어지지 않겠다고 놀렸단다. 산과 들에 있는 다른 덩굴에 비해서 사위질빵 덩굴이 굵은 줄기지만 잘 끊어진다고 한다. 꽃이 참 예뻐서 관심이 많이 가는 덩굴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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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꼬리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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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쓰인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구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글귀에서 익살스런 수목원 컨셉을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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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꼬리 바위는 꼭 바위 뒤에서 호랑이가 튀어나올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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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까지, 호랑이에 관련된 이야기는 다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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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숲에 드디어 도착했다. 정확히 말하면 호랑이 방사장이다. 총 3.8ha, 축구장 6배 크기의 면적이라고 한다. 해설해 주시는 분이 따로 없어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총 6마리의 호랑이가 있는데 실거주지는 따로 있고, 1~2마리씩 방사장으로 나온다고 한다. 오늘은 2마리를 볼 수 있었다. 백두산 호랑이의 종 보전과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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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숲 가까이 쉼터에 있는 호랑이 조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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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원에 도착하였다. 숲을 이루고 있는 자작나무 옆으로 아주 작은 묘목들이 식재되어 있었다. 하얀색 철제로 된 보호망을 둘렀는데, 미관을 해치지 않은 좋은 아이디어다. 작은 묘목들도 세월이 지나면 큰 숲을 이루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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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를 한자로 백화(白樺)라고 한다. 시가 마음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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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가 가을을 예고한다. 가을에 오면 코스모스, 구절초, 쑥부쟁이가 들판을 연 분홍, 연보라로 장식하겠지. 잠깐 가을의 들판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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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땡볕이 뜨겁다. 예쁜 꽃들은 햇빛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꽃을 보려면 한여름의 방문객은 괴로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양산이 필수다. 수목원에서 빌려주는 양산이 분홍색도 있었다. 들길이 덕분에 제법 알록달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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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석원에는 반갑게도 시원한 분수가 더위를 식혀주는 듯하다. 분수 찍느라고 바위는 많이 못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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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 송이 핀 꽃도 예쁘지만, 무리 지어 피어있는 모습이 예쁜 꽃들이 있다. 봄부터 계속 그런 꽃밭으로 조성한 곳들을 열심히 찾아다니다 보니, 군락으로 조성한 꽃밭의 아름다움에 푹 빠진 것 같다. 이번에도 부처꽃 단지가 조성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으로 행선지를 정했다.

야생화 정원에 털부처꽃이 가득이다. 자줏빛 색조가 강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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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예쁘다! 하고 느끼면 되지 않을까? 무슨 수식어가 필요할까? 특정한 단어가 꼭 있어야 하나? 나는 그저 있는 그대로 아름다움을 느낄 뿐이다. 그래서 내가 시어 찾기에 약한지도 모르겠다. 시는 잘 못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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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 나무도 아닌 것이, 이팝나무도 아닌 것이 요즘 신림동 도로가에 연한 노란색으로 피었다가 지는 꽃이 뭔지 정말 궁금했었다. 이름 몰라도 그냥 예쁘다 하고 지나가면 될 걸 왜 그렇게 이름이 알고 싶은지... 요즘 야생화 이름 공부하다 보니 생긴 버릇이다.

그런데 그 나무 이름을 찾았다. 회화나무였다.

회화나무 이름을 처음 안 것이 해미읍성이었다. 천주교 박해의 현장으로 많은 신도들이 성지 순례로 찾고 있다는 그 회화나무가 수령이 300년쯤 되었다고 한다. 슬픈 역사를 지닌 그 나무와 같은 이름의 나무를 이곳에서 발견한 것이다. 달려있는 이름표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나무 이름이나 꽃 이름을 잘 아는 방법은 관심이다. 관심을 가지고 찾다 보면 눈에 익고, 그래서 실물과 이름을 맞추고 그 이름을 불러줄 수가 있는 수준까지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모르는 이름이 더 많다. 이번에도 사진은 찍었는데, 이름을 몰라서 못 불러준 나무나 꽃들이 꽤 있었다. 언젠가 그 이름들도 다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내겐 관심과 애정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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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이름 '봉자'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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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을 타고 와서 걸어오면 야생화 언덕 표지판을 먼저 만나겠지만, 우리는 그 반대로 야생화 언덕 막바지에서 표지판을 만났다.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걷는 사람보다 먼저 트램을 타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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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마음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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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힘들고 어렵고, 또한 귀찮기까지 한 현 시절이, 지나고 나면 나의 전성기였다는 사실을 젊은이들이 알까? 알고 즐길 줄 알았으면 좋겠다. 나도 그 시절에는 몰랐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한창 바쁘고 힘들어서 그렇게까지 좋은 줄도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직장 일에 아이 키우는 일에 발 동동 구르고 살던 시절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하루도 맘 놓고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던 그 시절이 얼마나 황금기였는지...

꽃을 보고 행복할 수 있는 이 시절을 지나고 나면 나도 지금이 꽃자리였다는 사실을 추억할 것 같다.

<아름다운 꽃자리에서 지금 행복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SE-fda17ff4-2b56-4ee3-b5d9-9a50caaf53af.jpg?type=w1 쉬땅나무

단풍식물원도 조용조용 가을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별로 티 안 나는 녹색 계통으로 통일하고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노랑, 빨강, 주황으로 세상을 화려하게 뒤흔들 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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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센터에서 단풍나무역까지의 거리는 2.2.km이다. 큰길 따라 걸으면 30분 걸린다고 쓰여있었다.

그런데 운동앱에는 4.4km로 찍혀 나왔다. 구석구석 꽃을 찾아 누비느라고 거리도 시간도 늘어난 모양이다. 운동 시간은 총 2시간 4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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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을 타고 되돌아오면서 찍어 보았다. 다음 방문 때는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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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터 '숲'으로 되돌아오니 뜻밖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화분 분갈이 행사장이었는데, 튤립 구근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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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센터에서도 간단히 연락처를 기록하고 선물을 받았다. 플라스틱 공 속에는 털부처꽃 씨앗이 들어 있었다. 손녀 줄 팽이도 하나 얻었다. 예쁘게 색칠하라고 하면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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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토끼 포장지를 개봉해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나 많이 들어있을 줄은. 8 봉지나 되는데 갑자기 튤립 구근 부자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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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구를 나오는데 관리하는 직원이 잘 보았냐고 물어본다. 호랑이도 보았냐고 물어서 여러 장 찍었다고 했다. '부처꽃'이 참 좋았다고 하니 흡족해한다. 9~10월에 가을 봉자 페스티벌이 있다고 그때도 오라고 권한다. 그때는 지금보다 덜 더울 거고,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만발할 거란다.

가을 봉자 페스티벌에 또 한 번 방문해 볼까 싶다. 수목원은 계절마다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감동시키는 곳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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