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랫동안 "사세요. 사세요~~~"를 외치며
장사놀이에 심취해 있던 우리 곰식이.
요즘은... 학교놀이에 빠졌다.
만사 귀찮은 이 엄마는 그냥~ 지 동생이나 데리고
총, 칼 들고 붕붕~ 날라댕기거나, 서로 뒤엉켜서 레슬링을 한다거나,
그림을 그린다거나, 책을 본다거나... 뭐... 그랬음 좋겠는데...
이 녀석은 꼭 가족이 다 함께 해야 된다고 성화다.
얼마 전엔... 저녁을 먹고 나서 오늘은 꼭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해야 한다고 난리여서 설거지도 못 끝내고 앞치마를 두른 채 마지못해
시작을 했는데... 하다 보니... 곰탱씨랑 내가 더 신났다.
암튼...
어제저녁에도
작은 화이트보드를 걸어놓고 우리 곰식이 선생님은 첫 번째 시간을
수학으로 수업을 시작하셨다.
학생은 딸랑 두 명.
그나마 한 명은 엉덩이 붙이고 자리에 가만 못 앉아있고
소파로 방바닥으로 어찌나 현란하게 움직여주시던지...!!
"선생님~~ 곰돌이 드러누웠어요."
손을 번쩍 들고 고자질을 했다.
아까부터 수학문제 1번을 5분 가까이 심사숙고해서 화이트보드 위에 출제하고 계시던
우리 곰식이 선생님 왈...
"어... 괜찮다. 선생님 수업시간에는 누워 있어도 괜찮다. 그리고 너는 왜 친구를 고자질
하고 그러니... 아직 애기잖니...."
두 번째 시간... 곰식이 선생님 왈
"자... 이번에는 국어 시간이에요."
국어시간... 받아쓰기를 내주시겠단다. 받아 적으시란다.
요상 시런 문제도 전혀 개의치 않고 받아 적어 완벽하게 답을 적어 내는 똘똘한 엄마학생.
교실에는 들어와 있으나 수업엔 전혀 관심 없는 곰돌이 학생.
수업은 거의 곰식이 선생님과 엄마학생의 1:1 수업이 되어가고.
수업도중 곰탱씨 퇴근.
자연스레 수업에 동참하게 되는데...
"선생님~~~ 근데... 쟤는 누구예요?"
곰탱씨를 가리키며 질문.
"어...? 음... 방금 새로 전학 왔단다... 인사하렴..."
"안녕??? 어머~~ 근데... 넌 어린애가 수염이 글케 많이 났니? 어머~ 그리고 너 배가 왜 이렇게
많이 나왔어? 어머어머... 얘 너 머리 디~게 크다...???"
실룩실룩...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지만... '두고 보자'는 결의가 큰 두 눈에 가득한 곰탱씨.
메롱메롱~
... 수업은 계속되었다.
"아~~~~~!!!"
"왜 그러니?"
"선생님~~ 전학 온 애가 제 머리카락 잡아당겼어요."
"아니에요 선생님... 제가 안 그랬어요. 너 증거 있어? 증거 있어?"
"씨이~~ 니가 잡아당겼잖아. 너 나한테 관심 있니? 흥... 말로 해라."
"치... 웃기고 있네. 너 공주병이구나?"
어쩌고... 저쩌고... 티격태격... 크하하하~~ 오호호 호호... 아이구 배 아파라...
엄마학생이랑 전학 온 애가 그러고 말싸움을 격하게 해대자...
우리 곰식이선생님... 화나셨다.
"거기... 두 학생 밖에 나가서 손들고 서 있어요."
"아이~~ 잉... 선생니~~~ 임..."
"어허... 어서요."
끝까지 젊잖은 우리 곰식이선생님. 표정까지 사뭇 진지허시다.
엄마학생이랑 전학 온 애 둘이 일어나 거실 한쪽에 가서 손을 들고 서 있자
남은 곰돌이 학생이 벌서고 있는 엄마학생 다리에 매달린다.
우리 곰식이 선생님.
어떡하든 엄마학생 다리에서 고 녀석을 떼어내 수업을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셨지만,
결국... 포기... 그렇게 어제저녁 학교놀이는 끝나고 말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