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멤버십을 오픈하고
8월 15일. 노마드랑의 커뮤니티 멤버십 '프렌드십'을 오픈했습니다.
상반기 내내 커뮤니티 멤버십에 전념했습니다. 팀원 모두가 정말 공들여 치열하게 준비했죠. 하지만, 노력과 평가가 언제나 비례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커뮤니티 멤버십을 공개하기까지 많이 떨렸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멤버십에 얼마나 공감해 줄까?' 설레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품고 프렌드십을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오픈 2일 만에 목표 인원을 달성했습니다.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프렌드십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구독형 멤버십은 처음이니까, 설득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후속 콘텐츠도 잔뜩 준비해 놨죠. 걱정이 무색하게 오픈하자마자 달려와 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
또한, 다양한 분들이 가입해서 놀랐습니다. 노마드랑 모임을 자주 참여한 분들만 가입할 거라고 예상했으니까요. 그런데, 지난주 노마드랑에 처음 오셨던 분, 혹은 아직 참여한 경험이 없는 분들도 가입을 하고 있습니다. 더욱 다양한 분들과 프렌드십을 만들어갈 생각에 즐겁네요!
오늘은 지금까지 프렌드십을 기획해 온 과정을 돌아보면서, 커뮤니티 멤버십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커뮤니티 멤버십이 필요한 이유
2. 프렌드십이 중점에 둔 가치
3. 앞으로의 방향성
올해 사업 목표에 커뮤니티 멤버십을 올려놓았습니다.
노마드랑(노마드 워커의 커뮤니티)을 운영하면서 1:1 관계의 한계를 일찍이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노마드랑에는 코워킹클럽, 디지털디톡스 북클럽, 스마트폰 해방촌 등 다양한 모임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주체는 운영자와 참여자가 있죠. 운영진을 제외하고는 모임마다 참여자가 달라집니다. 재참여를 한다고 해도, 이전에 봤던 사람을 다시 만나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운영진과 참여자의 1:1 관계만 누적됩니다. 커뮤니티가 형성되기 어렵죠.
또한, 가장 적극적인 참여의 형태가 '재참여'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참여자라는 지위는 많은 활동을 제약하더라고요. 노마드랑 모임에 참여하면서, 의견을 내고 활동을 하고 기여하고 싶은 분들이 점점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참여자'라는 말이 그들을 주저하게 만들더라고요.
이렇게 운영되는 방식은 일반적인 가게와 같습니다. 자주 오는 손님과 사장님과의 관계성만 존재하죠. 어쩌다가 단골손님들끼리 말을 트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운에 기대야만 하지요.
기존의 운영진과 참여자의 1:1 관계는 커뮤니티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단순한 모임의 형태일 뿐이죠. 쉽게 모이고 쉽게 흩어집니다. 노마드랑을 진정한 커뮤니티로 만들기 위해, 커뮤니티 멤버십 '프렌드십'을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렌드십'을 기획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세 가지는 소통 방법, 참여, 지속가능성 입니다.
세스 고딘의 <트라이브즈>에 따르면 사람들을 하나의 부족(커뮤니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만 있으면 된다고 합니다. 공통의 관심사와 소통 방법. 그리고 소통 방향은 네 가지로 나눠집니다.
- 리더(운영진)가 부족(멤버)에게
- 부족이 리더에게
- 부족원이 부족원에게
- 부족원이 외부인에게
여기에서 커뮤니티 형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부족원이 부족원에게'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의 빈도, 크기, 방향에 제한이 없으니까요. 이들 간 소통이 일어날 때 무한한 가치가 뻗어 나옵니다. 그래서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서로를 소개할 수 있는, 정기적으로 만나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생각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이를 '프렌드십'에 적용했죠.
노마드랑 프렌드십은 참여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는 형태로 기획되었습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더 많은 친구와 경험, 그리고 성장을 안을 수 있어요. 가입만 하고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사실상 얻어갈 것이 별로 없습니다.
기존에 다른 커뮤니티 멤버십을 스터디했을 때는, 운영진이 가치 있는 정보와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더라고요. 이는 초기에 많은 사람들을 가입하게 만드는 강력한 유인이 됩니다. 하지만, 정보와 혜택을 얻고 나면 쉽게 사라져 버리기도 하죠.
또한, 테이킹 성향이 강한 사람이 모여서 구성원 간의 소통을 어렵게 만듭니다. 이는 건강한 커뮤니티의 형성을 방해합니다.
참여를 중점에 둔 커뮤니티 멤버십도 단점이 존재합니다. 처음에 참여를 적극적으로 해줄 초기 멤버가 너무나 중요하고요. 초기에 많은 사람들을 모집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대형 커뮤니티를 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기에 큰 상관이 없었습니다.
일회성 네트워킹이 아닌 멤버들 간 깊이 있는 관계 형성을 바랬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커뮤니티가 필요하고요. 그래서 정기구독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이 역시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다른 커뮤니티 멤버십을 참여하면서 '시즌제'로 운영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일반적으로 10만 원 대에 3개월 단위로 시즌제 멤버십이 운영됩니다. 처음 가입할 때 3개월은 길어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서로를 알아가기도 전에 멤버십이 끝나버리니까요. 그리고 멤버들은 곧장 흩어져 버립니다.
커뮤니티 멤버들이 소통하고 친해지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제한을 두지 않는 정기구독 방식을 채택했죠. 대신, 가격 부담을 낮췄습니다. 3개월을 가입해도 기존 다른 멤버십의 1개월 비용과 비슷합니다.
이러한 방식이 커뮤니티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거라 생각합니다. 멤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운영진도 커뮤니티를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되고요.
커뮤니티 멤버십을 기획하는데 수개월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는 기획보다 운영과 지속이 더 어려운 일이니까요. 프렌즈(멤버)가 불편함 없이 즐겁게 활동할 수 있도록, 다시금 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습니다. 적극적인 프렌즈를 위한 보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고요. 프렌즈의 의견이 더욱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피드백 시스템을 설계해야 합니다.
또한, 프렌드십의 가치도 동시에 키워나가야 합니다. 내부 개발 및 외부 협력을 통해서 프렌즈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추가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프렌드십의 가치를 키워나가는 것이, 초기에 믿고 가입해 준 프렌즈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이니까요.
프렌드십의 기나긴 기획 과정을 하나의 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커뮤니티 멤버십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프렌드십은 9월 1일부터 시작합니다. 첫 달을 잘 운영하고 돌아오겠습니다. 프렌드십의 걸음걸음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