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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성RDY Jun 30. 2024

#22 오늘도 그곳엔 줄이...

있는 그대로 보기

이 사진은 은행동 성심당 문화원 앞에서 찍었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시작된 비는 새벽까지 계속 내리고 있다. 독서 모임 장소로 가기 위해 비 오는 도로를 달린다. ○○백화점이 시야에 들어올 때쯤 시계는 06시 45분을 지나고 있다.

"에이, 설마. 비가 이렇게 오는데 설마..."라고 혼자 중얼거린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했던가?


○○백화점 1층엔 대전의 대표 빵집 성심당이 입점해 있다. 일요일인 오늘도 입구에서부터 우산을 받쳐 든 열댓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지난주에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오늘보다 몇 배는 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오픈 시간은 8시. 아직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와, 대단한 열정이다. 인정!!"


빗줄기가 조금 약해져서 다행이다 싶다. 모두 원하는 케이크, 빵을 구입하고 누군가와 행복을 나누었으리라 생각한다.


아무리 맛있는 빵이라도 그 시간에 내 입 하나 즐겁자고 줄을 1시간 이상 서 있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간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그러자 비로소  그 대열에 있는 사람들의 정성과 마음이 조금 이해가 된다고나 할까?


나도 소문으로만 듣고 있는 망고시루케이크를, 다른 소문난 빵을 연인, 가족, 친구 등 누군가에게 맛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빗속에서, 한여름 땡볕에서 몇 시간을 기다릴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문을 열기 1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얘기를 듣게 되면 대부분 반응이 호의적이지는 않다. "시간이 남아돈다. 그래봐야 빵이다. 정성이 뻗쳤다." 등등.


하지만 내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타인의 노력까지 폄하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타인이 줄을 1시간을 서서 기다리든 3시간을 기다리든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의 선택이다.


나에게 무의미하고 비효율적이겠지만 누군가에겐 의미 있는 일이며 가치 있는 일일수도 있는 것이다. 굳이 평가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냥 있는 대로 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이 그렇게 어렵다.


우리는 상대를 있는 대로 봐주지 않고 판단하려고 한다. 그 판단이라는 것은 각자의 고정관념과 믿음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서로 오해가 생기고 다툼이 생긴다.


<위대한 시크릿>에서 저자 론다 번은 모든 판단에서 자유로울 때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나 자신도 있는 그대로 봐주어야 하지만 타인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하며 어떤 상황과 사건도 섣부른 판단은 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 이 모든 행위는 자신을 위한 것이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관찰자의 눈으로 보게 되면 삶이 지금보다 가벼워진다. 나는 나로, 너는 너로 존재하게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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