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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혀니북토리 Jun 26. 2024

육아 우울증, 산후 우울증

나에겐 애교가 많은 사랑스러운 아들이 있다.

여느 그 또래의 아들처럼 개구쟁이에 활달한 보통의 아이다. 사랑스러운 아들이 자랄수록 아기 때 모습이 그리워진다. 사진으로 보면 참 예쁘고 귀여운데 왜 그 당시에는 그렇게 힘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물론 지금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육아는 힘들지만 그때만큼은 아니다.


2016년에 결혼해서 2년 뒤 아이가 생겼다.

초음파로 마주한 아이의 모습에 언제 감동했냐는 듯이 출산 후 시작된 육아는 상상 이상이었다.

조리원에서부터 문제가 있어 제대로 아이 젖도 제대로 못 물려보고 퇴원을 했었다. 그렇게 아이와 단 둘이 시작된 하루하루가 어설프고 어렵게 느껴졌다.

당연히 신생아는 자다 깨다 반복을 하는데 그것마저 힘이 들고 젖몸살에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집안일 도와주는 남편이 고마워야 하는데 사소한 것까지 트집을 잡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 모습이 또 짜증 나고 한심해 아이를 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이른 봄에 아이가 태어나 벚꽃이 만개할 때까지 집밖으로 나갈 생각을 못했다.

이대로 영영 아이와 집 안에서 생활하다가 죽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부부 싸움이 일어나고 아이를 돌보는 게 버거운 이유 중 하나가 내 몸이 좋지 않아서 이기도 했다. 아이의 웃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가 울기만 하고 잠을 자지 않으면 화가 났다.

나는 그것이 우울증인지 몰랐다. 그저 이 상황이 나를 불행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내 몸을 돌보기 시작할 때도 나는 그저 하루를 흘러 보냈다.

취미나 운동을 해보라는 주변의 권유가 좋게 들리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를 다그친다 생각했다. 마음 둘 곳이 없어 집에 있는 책을 읽었고, 아이가 책을 좋아했으면 하는 마음에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며 우연히 인스타에서 육아서를 읽게 되었다.


엄마의 마음을 공감해 주고 내 이야기 같은 육아서를 읽으며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책육아에 빠져 관련 서적을 읽으며 육아서를 읽기 시작했다. 아이를 잘 키워보고 싶어서 읽었던 육아서에서 마음의 위로를 얻고 나는 책을 더 열심히 읽었다. 책을 읽다 보니 어느덧 자기 계발서까지 읽고 있었다. 우울했던 내 삶에서 맑은 하늘이 보이는 것 같았다. 책으로 나는 치유를 받았다. 삶의 목표가 다시 생겼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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