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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길온 Gilon Jun 05. 2022

Life is catching waves

태안 어느 해수욕장에서 - 21.07.23 -

Life is catching waves.


인생은 좋은 파도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확실한 paddling과 적절한 up 타이밍을 통해 파도를 타는 서핑과 많은 유사점을 공유하는 것 같다. 21년 인생 처음으로 서핑이라는 스포츠를 즐기러 태안 바다로 향했다. 첫 서핑이라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서 오는 두려움과 접해보지 못한 색다른 스포츠가 주는 기대감이 공존했다. 개인적으로 서핑의 목적은 좋은 파도를 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파도를 탈수록 더 짜릿하고 재밌는 서핑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좋은 파도를 타기 위해서 4가지 필수 조건이 있다.


1️⃣ 파도를 볼 줄 아는 eyes

- 기본적으로 파도를 오래 타려면 힘이 좋고 보드를 빠르게 밀어줄 수 있는 파도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좋은 파도와 별로인 파도를 파악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2️⃣ Paddling

- 좋은 파도를 찾았다 한들, 죽을 듯이 패들링 하지 않으면 추진력을 얻지 못해 파도를 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파도에 잠긴다. 충분한 패들링을 위해선 코어 및 팔 근육이 필요하다. 패들링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비해야 한다.


3️⃣ Up

- 좋은 파도와 충분한 패들링의 다음 단계는 바로 업이다. 패들링과 마찬가지로 서프보드에서 일어나 균형을 잡는 타이밍이 너무 빠르거나 늦으면 파도를 끝까지 탈 수 없다. 알맞은 타이밍에 신속하게 up 해서 하체로 균형을 잡으면 된다.


4️⃣ Balance

- 서핑의 목적은 좋은 파도를 오래 타는 것이다. 빠른 파도 위 서프보드를 타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먼저 가고자 하는 곳의 시야를 확보하고, 균형 잡힌 자세로 끝까지 버틸 수 있어야 한다.


비교적 파도가 낮은 태안 바다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이라 그런지 파도를 타기가 쉽지 않았다. 한두 여 시간이 지나자 허기가 느껴졌고 라면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집에 돌아가기 전 마지막 1시간 동안 열심히 paddling과 up을 수없이 했지만, 내 나름대로 만족할 만하게 타지는 못했던 것 같다.


첫 서핑을 탄 지 5개월이 지난 지금, 서핑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비슷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좋은 파도 그 이면에 숨어있는 수많은 paddling, up, balance 등의 노력 과정처럼, 우리 인생에서도 무언가 좋은 것을 얻고 목표를 달성하려면 수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근데, 갑자기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굳이 파도를 타야 하나부터 나한테만 좋은 파도가  오는  아닌가 하는 수많은 회의와 한탄이 밀려온다. 좋은 파도를 찾고 패들링을  것인가? 아니면 바다에 둥둥  있기만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파도 타는 모습을 지켜볼 것인가.


열심히 파도를 찾고 패들링 해도 계속되는 실패 때문에 멈춰있지는 않았나.

모든 사람한테 좋은 파도가 언제, 어떻게 오는지 미리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계속 깨어있는 상태로 파도의 흐름을 주시하다 적절한 타이밍에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뿐.


한 가지 확실한 깨달음은, 파도를 타는 게 안 타는 것보다 fun, cool, sexy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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